데이트폭력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지석(26·대한항공)이 징계를 모두 마치고 코트에 복귀한다.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관계자는 3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정지석이 4일 경기부터 코트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몸 상태는 좋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동시에 차지한 정지석은 9월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데이트 폭력 및 불법 촬영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이후 고소인이 합의서와 고소 취하서를 제출했고, 검찰은 11월 17일 폭행 혐의에 기소 유예 처분을 내렸다.
사법절차 마무리와 함께 한국배구연맹(KOVO)은 11월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정지석에게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KOVO는 대한항공이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정지석의 출전 정지 조치를 취한 점과 고소인간의 합의 및 정지석이 대외적으로 사과한 점을 참작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곧이어 구단도 정지석에게 자체 징계를 내렸다. 대한항공은 같은날 “선수를 세세히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정지석을 2021-2022시즌 2라운드 잔여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비록 당사자간의 합의를 통해 사건이 원만하게 마무리됐지만 사회적 논란을 초래한 점 등에 대해 당사자에게 엄중 경고를 했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예방책 또한 수립할 계획”이라는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조사 기간 동안 개인 훈련에 매진한 정지석은 지난달 26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해 3라운드 복귀에 맞춰 몸을 만들었다. 지난 8월 의정부에서 열린 2021 KOVO컵 프로배구대회 이후 3달이 넘게 코트를 밟지 못했지만 에이스답게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후문이다.
다만 정지석의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징계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지만 최근 일부 배구팬들이 대한항공 본사와 KOVO 건물을 앞을 오가며 트럭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시대는 끝났다”, "데이트폭력남의 착륙지는 대한항공이 아니다", "처음도 아닌 데이트폭력, 배구 아닌 은퇴로 보답하라" 등의 문구를 통해 정지석의 복귀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정지석은 모든 논란을 딛고 예정대로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와의 3라운드 첫 경기부터 코트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오랜 공백으로 인해 선발이 아닌 교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4일 오전 현재 선두 한국전력에 승점 3점 뒤진 2위에 위치해 있다. 치열한 남자부 순위싸움에서 그래도 에이스 없이 선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놓은 상황이다. 3라운드부터 정지석이 합류한다면 향후 남자부 판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