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농구 팀이 아시아챔피언에 올라 세계챔피언을 놓고 NBA팀과 다툰다? 상상만 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KBL, 일본 B.리그, 필리핀 PBA, 대만 P.리그+, 홍콩 신생구단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프로농구리그가 참여하는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가 지난 1일 공식으로 출범했다. KBL 1,2위 팀이 참가하는 EASL은 2022년 10월부터 홈&어웨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클럽이 다른 아시아 클럽과 기량을 겨루며 아시아 챔피언을 다툰다.
프로축구에서는 이미 아시아리그의 대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프로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지난 시즌 울산현대가 우승을 차지해 K리그의 위상을 높였다. 올해는 포항이 결승에 올라 알 힐랄에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농구에서도 안방에서 국제클럽대항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EASL은 FIBA와 FIBA 아시아와의 10년간 협약으로 동아시아 최초 농구 클럽 대항전 리그를 창설했다. 우승팀에게는 백만달러(약 12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EASL CEO 매트 바이어와 KBL 김희옥 총재는 지난 2일 공동화상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EASL의 향후 비전과 KBL의 계획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바이어 CEO는 “동아시아 슈퍼리그 구상 당시부터 KBL을 핵심 멤버로 항상 생각을 했다. 한국은 아시아 농구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동아시아 슈퍼리그를 통해 KBL의 좋은 선수와 팀을 다른 나라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희옥 KBL 총재는 “우리 선수들이 수준 높은 팀들과 직접 부딪치고 경쟁하면서, 기량적으로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민국에 국한된 비즈니스 환경이 동아시아 전체로 넓어짐에 따라 인기와 흥행에서 새로운 성장 엔진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축구의 경우 대륙별 챔피언들이 서로 맞붙어 ‘월드챔피언’을 가리는 ‘클럽월드컵’이 이미 지난 2000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EASL이 자리를 잘 잡아 규모가 더 커진다면, 향후 KBL팀이 아시아챔피언 자격으로 유럽 챔피언 바르셀로나, 아메리카 챔피언 NBA 레이커스와 붙는 상상도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바이어 CEO는 “EASL은 FIBA와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다. 이 대회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KBL의 챔피언이 NBA팀과 세계 챔피언을 두고 맞붙는 경기가 성사가 된다면 동아시아 슈퍼리그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 리그 전반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EAS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