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아이돌' 구자욱 "삭발하고 정신차려"‥오열한 이유는? (‘전참시’) [어저께TV]
OSEN 최지연 기자
발행 2021.12.19 07: 01

‘전지적 참견 시점’에 야구선수 구자욱이 출연해 야구 외길 인생을 선보였다.
18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183회에서 황금타자 구자욱은 야구로 가득 채운 일상을 공개했다.
이날 “한국 프로야구가 사랑받는 스포츠지만 선수들이 직접 얼굴을 보여줄 기회는 적다”며 ‘전참시’에 출연한 구자욱의 일상은 침대 밖으로 튀어나온 발에서 시작됐다. 그의 키는 무려 191cm.양세형은 “저러면 감기 걸린다”고 정신승리하는 동안 홍현희는 유병재에게 “유병재와 양세형 둘이 합해 키가 191cm 아니냐”고 농담을 했다.

구자욱의 비시즌을 맡아 일을 돕는 매니저는 전직 골프 투어 프로 김성민. 사회인 야구단에 속해있던 김성민은 이를 찾아온 구자옥 선수와 친분을 이어오며 구자옥의 일을 돕는 착한 동생이라고. 그는 구자옥이 겉모습은 완벽한 선수 같지만 알고 보면 허당이라고 고했다.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자욱은 제작진에게 “속옷은 어떻게(어디서) 입냐” “원래 (카메라에 대고) 말도 좀 하고 하나요?”라며 어색해했다.
구자욱을 시상식에 데려가기 위해 찾아온 매니저는 “머리가 뭐냐”며 “안 씻었냐”고 물었다. 구자욱은 “어제 머리 감았다, 그럼 아침엔 안 감아도 되잖아”라 태연했고, 김성민은 “형 얼굴이 아깝다. 그럴 거면 나한테 그 얼굴 주라”고 대답했다. 더 나아가 구자욱은 차 안에서 로션까지 찾았다. 있을 리 없는 로션 대신 부기가 빠지는 차를 받은 구자욱은  “서울사람은 다르다. 세심하다”고 말하며 감탄했다.
이날 구자욱은 득점왕으로 상을 받을 예정. 구자욱은 득점왕 수상은 팀이 만들어준 기록이라며 겸손해했다. 매니저는 “근데 형 충분히.. 올해 홈런 22개 치고.. (개인 기록도 훌륭하지 않냐)”고 말했고, 구자욱은 “(야구는) 내가 제일 재밌고, 좋아서 하는 거니까.”라 담백하게 대답했다. 시상식 전에 구자욱이 도착한 곳은 미용실. 구자욱은 짧은 머리에 어울리는 유아인 스타일링을 받았고, 스튜디오에서 “서울 미용실은 다르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윽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꾸민 구자욱은 경직된 런웨이를 보여 폭소를 자아냈다.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화면
시상식에서는 야구선수 이정후선수도 모습을 보였다. 이정후는 지켜보는 카메라가 있어 “형과 얘기한 것중에 가장 어색하다”며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자욱이 형은 스타였다, 형의 세리머니도 따라하고 싶었는데”라 밝혔다. 이를 들은 구자욱은 “우리는 겸손하라고 배웠지만 세리머니는 적극적으로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선수들끼리의 예의만 챙기면 되지, 팬분들에게까지 소극적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전현무는 “구자욱 선수의 세리머니가 야구선수는 잘 하지 않는 것이긴 하다”며 공감했고, 구자욱은 “이건 정말 좋은 대화라서 꼭 방송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장으로 자리를 옮긴 구자욱은 후배들의 모습에 연신 박수를 치며 축하하다 “6년 전에도 다리가 떨릴 만큼 긴장됐는데 지금도 떨린다”며 수상소감을 연습했다. 득점왕으로 이름이 불린 구자욱은 무대에 서“다음 시즌에는 야구장에 푸른 파도가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매니저와 구자욱은 “멋있었다”며 주먹을 맞댔다. 이어 “늘 하듯이 해보자”라며 구자욱은 ‘전참시’라는 제시어를 던졌고, 매니저는 10초만에 가뿐하게 삼행시를 지어냈다.
후에 매니저가 밝힌 바로는 구자욱이 삼행시를 잘 시킨다고. 어딜 이동할 때는 목적지를 제시어로 주거나 먹고 있는 음식으로도 삼행시를 곧잘 해왔다고 한다. 삼행시는 둘만의 놀이인 것.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즐기며 구자욱 선수는 야구레슨장에 다다랐다. 패널들은 득점왕이 무슨 레슨을 받냐고 의아해했지만 구자욱은 우연히 본 10살 아이의 스윙이 자기가 원하는 스윙이어서 “여길 찾아가 저 10살 할게요. 얘처럼 만들어주세요.”라 말했다고 전했다.
레슨장에서 구자욱은 어렸을 때부터 스탭으로 스윙 타이밍을 맞추라고 배웠는데도 불구하고 투수에게 타이밍을 뺏기자 스탭을 없애봤다고 선생님에게 말했다. 거기에 덧붙여 “아무 때나 스윙을 때릴 수 있게 됐으니 잘 싸울 수 있는 조건을 형이 마련해준 거다”라 고마워하자 레슨선생님은 “네가 천재라서 그래”라고 서로 칭찬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구자욱은 속이 뻥 뚫리는 스윙을 보여줘 패널들도 소리를 들으며 감탄했다. 송은이는 “시즌을 앞두고 폼을 바꾸는 건 정말 대단한 거다”라며 인정했다. 양세형이 “언제까지 레슨을 할 것이냐”고 묻자 구자욱은 “계속해서 대화를 하면서 더 나아지고 싶다”고 레슨을 계속할 의사를 밝혔다.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화면
이후 구자욱은 대구의 집으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구자욱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문적으로 배운 건 아니지만 쉴 때는 틈틈이 그림을 그린다고. 이미 구자욱의 집에는 완성된 그림도 몇 점 있었다. 계량 저율에 빈 종이컵을 올린 후 정성스레 물감을 계량한 구자욱은 기분에 따라 다른 그림이 나온다며 쓰레받기에 물감을 폈다. 금세 예쁜 물감 마블링을 만들어낸 구자욱은 손으로 수정해가며 도화지 위에 일렁이는 파도를 그렸다. 구자욱의 예술성은 대대로 내려져오는 것이라고. 구자욱은 구상 시인과 자신이 한 가족임을 전했다.
때마침 도착한 매니저에게 구자욱은 건강식을 차려주었다. 석류즙과 꿀을 탄 요거트, 그리고 샐러드를 준비한 구자욱은 뜬금없이 매니저의 변비를 걱정해 폭소를 이끌어냈다. 식사를 마친 매니저는 구자욱이 4,5년 전부터 연탄봉사를 계속 하고 있는데 자신도 함께 하고 싶어 오늘 만남이 이루어졌다며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연탄봉사에는 김헌곤 선수도 함께 했다. 선수들을 연탄봉사 활동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구자욱은 선두에서 모두 1000장의 연탄을 옮겼다.  허리 한 번 펴지 않고 연탄을 옮긴 구자욱은 “이게 야구보다 더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보람을 느꼈다. 봉사가 끝난 후 구자욱과 매니저는 대구의 제일 유명한 맛집을 찾아나섰다.
그곳은 구자욱의 본가. 구자욱은 부모님께 보여드리기 위해 “제가 직접 가져왔습니다”라며 트로피를 꺼냈다. 어머니는 “놓을 데 있을 지 모르겠다”며 구자욱 박물관처럼 꾸민 방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구자욱의 꼬마 야구선수에서 프로 야구선수가 되기까지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히 아버지가 모은 기사 스크랩을 본 구자욱은 “아버지가 나의 제일 열렬한 팬이었네.”라며 감동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화면
그 사이 한상 가득 차려진 음식에 온 식구가 모였다. 구자욱의 형도 밥상 앞으로 와 매니저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구자욱은 축구를 하던 형을 보고 운동을 시작했다. 형은 차범근 축구상의 주인공이고, 구자욱은 박찬호 야구상의 주인공일 정도로 둘은 모두 운동신경이 뛰어났다고. 하지만 형은 부상 때문에 운동을 관뒀고 대신 동생인 구자욱이 프로에 입단했을 때 눈물이 다 났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자욱이가 고생을 많이 했지.”라 말했고, 어머니도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안하더라”며 거들었다. 하지만 구자욱은 고등학교 때 야구를 관두고 싶기도 했다고. 언제 시합에 나갈 지 모르면서 늘 후보선수인 시절이 못견디게 힘들었다고 밝혔다. 때마침 가정형편이 나빠지기도 해 당시에 부모님께 반항도 많이 했는데 어머니가 써준 손편지 한 장에 오열하고 삭발한 뒤 야구장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구자욱은 이때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머리를 민다고 갑자기 실력이 좋아지지는 않을 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운동을 하고 있으니 기회는 왔다. 하지만 하필 그때 상대편은 에이스 투수였는데 못 쳐도 본전 아닌가 해서 눈 감고 스윙을 한 게 팀에 절대적인 기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구자욱이 메이저 리그에 가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구자욱 아버지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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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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