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표팀 주장 이대성(32, 오리온)이 본 미국대학농구 유망주 이현중(21, 데이비슨대)은 어떤 선수일까.
고양 오리온은 24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21-22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울산 현대모비스를 98-95로 제압했다. 이대성은 2차 연장 막판에 터트린 쐐기 3점슛을 포함, 연장전서 14점을 몰아쳤다. 이날 이대성은 총 41분 40초를 뛰면서 36점을 대폭발시켜 수훈선수에 선정됐다.
이대성은 영웅적인 대활약을 펼쳤다. 4쿼터 막판 그가 연속 실책을 범할 때만 해도 ‘역적’이 되는가 싶었다. 이후 이대성은 35초 만에 4득점을 몰아쳐 79-79 동점으로 연장전을 이끌어냈다.
연장전서 이대성은 무려 14점을 혼자 몰아쳤다. 특히 2차 연장 막판 그는 발목을 삐끗한 상황에서도 클러치 3점슛을 넣는 책임감을 발휘했다. 경기 후 이대성은 “팀이 (4)연패 중이었다. 오늘 경기 꼭 이기고 싶었다. 코로나 상황에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이 큰 맘 먹어야 오실 수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꼭 이기고 싶었다. 이겨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농구대표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이대성은 미국대학농구 스타인 이현중과 대표팀에서 처음 훈련을 함께 해봤다. 이현중은 한국선수 사상 처음으로 디비전1에서 ‘컨퍼런스 금주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데이비슨대가 전미랭킹 10위 앨러배마대를 격파하자 ‘선배’ 스테판 커리가 이현중을 비롯한 후배들을 칭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엄청난 훈련량으로 ‘열정맨’으로 통하는 이대성에게서 이현중에 대한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이대성은 “딱 3일을 같이 훈련해보고 ‘현중이는 진짜 NBA에 가겠구나’라는 감이 왔다. 국가대표팀에서 선수들이 연습경기서 진지하게 이현중과 일대일을 했다. 이현중이 압도적으로 다 이겼다. 정말 레벨이 다르다”며 혀를 내둘렀다.
국내에서 일대일 수비 최고로 인정받는 이대성이다. 수비상도 여러 번 탔다. 이대성은 “이현중과 내가 일대일을 했다. 내가 현중이 움직임을 막아서 이겼다. 보통 선수라면 좌절했을 텐데 이현중이 ‘형! 대표팀 끝나기 전에 한 번만 다시 해주세요’라고 하더라. 거기서 대단한 선수라는 느낌이 왔다”며 감탄했다.
이현중은 NBA를 노리는 미국대학농구 유망주들 사이에서도 ‘슛 하나는 최고’라고 인정을 받고 있다. NBA 스카우트들이 드래프트 1라운드 후반픽까지 이현중을 평가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대성은 “현중이가 김효범 코치의 지도를 받고 슛 쏘는 타이밍이나 타점 등을 다 수정했다고 하더라. 나도 G리그를 경험하고 왔지만, 이현중은 지금 정말 미국에서도 알고도 못 막는 선수가 됐다”며 엄지척을 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조은정 기자 ce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