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 끝동’ 강훈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25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연출 정지인 송연화/극본 정해리/제작 위매드, 앤피오엔터테인먼트/영제 The Red Sleeve/이하 ‘옷소매’)에서는 홍덕로(강훈 분)가 이산(이준호 분)에게 받은 마지막 기회까지 잃는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성덕임(이세영)에게 고백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은 덕임의 동무인 경희(하율리 분)가 사라지는 것으로 막을 올렸다. 앞서 경희는 삼월을 통해 덕임에게 자시에 만나자고 소식을 전해둔 터. 덕임은 경희를 밤새 기다렸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고, 날이 밝자마자 서상궁(전혜진 분)에게 이를 알린 덕임은 "벌써 여섯명째"라는 걱정을 들었다.
이 시각 내관들은 홍덕로의 일탈을 이산(이준호 분)에게 일렀다. “도승지에게 조씨와 거래한 가문을 일망타진하라고 하였으나 이들은 이제 조씨가 아닌 도승지와 거래할 뿐입니다.”라는 말을 들은 이산은 홍덕로를 믿어보고 싶은 마음에 말을 끊었고, 홍덕로를 불러 궁녀들이 사라지는 이유를 명백히 밝히라 명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 홍덕로는 “크게 심려치 않아도 될 걸로 아옵니다. 궁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일년에 세네번도 있는 일이지요.”라 태연하게 대답하고는 명을 받들겠다고 전했다.
그 사이 덕임과 동무들은 삼월을 추궁했지만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했고, 그런 채로 덕임은 중전의 부름에 응답했다. 중전이 덕임에게 시킨 것은 패관소설 읽기. 하지만 중전이 정말로 궁금한 것은 사라진 궁녀들의 행방이었다. 그중 덕임의 친구도 있지 않냐고 물은 그는 "주상께선 대체 무얼 하실까. 설마 하찮은 궁녀들의 일로 치부하여 관심이 없으신걸까. 너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니?”라 물으며 덕임의 마음을 떠보았다.
이에 덕임은 “모두 잘 해결될 거라 믿는다”고 답하며 이어 “더 시키실 일이 없냐”고 물었다. 그러자 중전은 “나중에 저 책을 필사해주거라.”고 부탁했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덕임의 손을 잡으며 “말이 통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냐. 나는 너를 더 내 곁에 가까이 두고 싶구나.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너를 아낀단다. 어려운 일이 있다면 이야기하렴. 힘이 되어 줄 테니.”라 달콤하게 권했다.
경희의 생각에 사로잡혀 돌아가던 덕임은 연못에 떠있는 향낭을 보고 연못으로 뛰어들었다. 경희의 향낭인 줄 안 것. 그 순간 이산이 덕임을 따라 들어가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화를 내며 물었고, 덕임은 "동무가 사라졌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이산은 “눈물을 거두어라. 네가 울면 내가 무력해진다. 너의 동무는 반드시 너에게 돌아올 것이다. 과인이 약조하마.”라 위로하며 홍덕로에게도 재차 명했다.
“눈물로 전하의 성심을 움직이게 할 줄은 몰랐소. 성나인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오."라 비꼬는 홍덕로에게 덕임은 “주상전하 앞에서 약조하였으니 궁녀들을 찾아내야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감의 안위가 위태로워질 것”이라 대꾸했다. 그러나 홍덕로는 비웃으며 주상은 그깟 궁녀 몇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을 것이니 자신이 궁녀들을 찾지 못해도 겨우 작은 벌을 받는 것에 그칠 거라고 자신했다.
이후 이산은 서상궁을 불러 덕임을 감시하라고 명했다. 서상궁은 연유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이산은 “마음이 다치든 말든 상관 없다. 사람만 무사하면 된다. 무슨 일이 있거든 내금의장에게 말하라”고 명령했다. 그런 뒤 내금의장(오대환 분)을 불러 제조상궁 조씨(박지영 분)가 쓰던 곳을 홍덕로가 불태웠는지 확인하러 나섰다. 그곳에는 홍덕로의 위협에 울고있는 궁녀들이 있었고, 이를 지켜본 이산은 내금의장에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게. 잡혀있는 궁녀들이 무사할 수 있도록.”이라 전했다.
이산은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며 규장각으로 홍덕로를 불렀다. 이곳에서 홍덕로와 함께한 여러 해의 세월을 추억한 이산은 "조선의 모든 이는 나의 가족이다"라 소신을 밝히며 노비와 궁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홍덕로는 "쓸모없진 않지만 대신할 자들이라면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이산은 “그것이 자네의 생각이군. 자네를 완전히 이해했어.”라 며 싸늘하게 식었다.
이때 삼월은 스스로 목을 졸라 생을 끝내려했다. 때마침 삼월을 찾은 덕임과 동무들이 그를 구했고, 삼월은 비상(독)을 꺼내며 이것을 중궁전에 숨겨놓으라고 홍덕로가 명했다고 이실직고했다. 이 말에 덕임은 홍덕로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눈치채 혼자 그의 소굴로 향했다. 만약 자신이 다음날 정오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면 자신이 아는 것을 낱낱이 쓴 서찰을 중전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남긴 채. 이 서찰은 중전이 필사를 부탁한 책 안에 두었다.
제 발로 찾아온 덕임을 본 홍덕로는 “왜 전하께 아뢰지 않고 이리로 오셨소. 전하께 아뢰는 것이 그대의 동무를 살리는 길일지 죽이는 길일지 확신할 수 없었던 게야. 그래서 여기부터 찾아온 것이지.”라 마음을 읽은 듯 말했고, 덕임은 "원빈자가께서 후궁이 되어 행복하셨다고 생각하냐. 원빈자가는 후궁이 되어 목숨을 잃은 것이다"라 말해 홍덕로를 흥분케 했다.
홍덕로는 덕임을 위협하며 중전이 원빈자가를 음해하고 궁녀들이 이를 도왔음을 적으라고 명령했고, 때마침 이산이 들이닥쳐 덕임과 궁녀들을 구했다. 그러나 이산의 얼굴은 좋지 않았다. 이산이 덕임에게 던진 것은 서찰을 숨겨둔 중전의 책. 자신을 믿지 않고 중전을 끌어들이려 한 덕임을 용서할 수 없었던 이산은 깊은 배신감을 느끼며 덕임에게 출궁을 명했다.
한편 이산과 마주한 홍덕로는 “누구나 한 번은 실수를 합니다”라며 이산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산은 “자네는 실수를 한 게 아니야. 잘못인 걸 뻔히 알면서도 태연히 일을 저질렀지. 무슨 일을 저질러도 용서받을 것이라 확신한 채. 내 그동안 수도 없이 자네의 잘못을 용서했네. 어째서 그리하였는지 아는가. 미안했기 때문이야. 오래 전부터 이런 날이 올 것이라 예상했네. 자네는 틀림 없이 나의 조정을, 나의 나라를 위협하게 될 거라고. 그러니 때가 되면 반드시 없애야한다고.”라 답했다.
홍덕로가 놀라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라 되묻자 이산은 “과인이 사사로운 감정으로 주저하는 사이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지. 자네는 이제 과인이 가장 경계하는 외척이고 뼛속까지 증오하는 척신이네. 말해보게. 이제 내가 자네를 살려둘 것 같은가.”라 무섭게 말했다. 이산의 노여움을 깨달은 홍덕로는 고개를 조아리고 이전보다 절박하게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이산은 “빚은 내어줄 만큼 내어주었어. 이제는 한 번에 돌려받을 차례이고, 그 댓가는 자네의 목숨이야.”라 단호하게 답했다.
이어 이산은 “자네는 결코 내 사람이 되지 않아. 내가 아무리 기다려도.”라 안타까움에 분노하며 말했고, 홍덕로는 망연자실한 채 “신이 전하의 사람이 아니었습니까.”라 대답하며 “그렇다면 죽이시옵소서. 누이를 잃었을 때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 생각하였사옵니다. 이제 전하야말로 신의 목적이며 살아갈 희망이었는데 죽여주시옵소서. 신은 이제 모든 걸 잃었나이다.”라 애원했다.
이때 내금의장이 홍덕로 옆에 무릎을 꿇고 이이의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이를 본 이산은 내금의장에게 “너는 누구의 신하냐”고 물었다. 내금의장은 “지금 전하는 누군가 홍덕로의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말하셨으면 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선 것입니다.”고 대답했다. 이산은 내금의장의 말에 더는 반박하지 못했다.
목숨만은 부지한 채 같은 날 출궁당한 덕임과 홍덕로는 사이가 좋진 않더라도 서로의 처지를 딱하게 여겼다. 이윽고 일년이 지나고 궁에서 부름을 받은 덕임이 홍덕로에게 인사를 전하러 왔고, 이를 들은 홍덕로는 “결국 그렇게 되는군. 항아님은 전하께 다시 돌아가고, 나는 버려지고.”라 속상해했다.
이에 덕임은 “예전에 원빈자가께서 후궁만 되시지 않으셨어도 행복하셨을거라고. 그 말을 한 걸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었사옵니다. 운이 좋지 않았지요. 자가의 죽음은 절대 나으리의 탓이 아닙니다. 나으리께서 제 동무에게 한 짓은 용서할 수 없지만 이 말만은 드리고 싶었사옵니다.”라 늦은 사과를 빌었다.
그러자 홍덕로는 불현 듯 일어나 “궁에 돌아가기 싫다는 말은 진심이오? 내 그렇게 해줄 수 있는데. 나와 떠나면 되오.”라 말했다. 덕임이 이를 거절하자 홍덕로는 “예전부터 항아님을 보면 화가 났소. 왜 화가 나는지 알 것 같아 더 화가 났지. 출궁당하는 걸 보고 처음으로 화가 나지 않았소."라며 "이제 나는 죽음과도 같은 고통 속에 살고 있소. 하지만 항아님과 함께 하면 전하께서도 가지지 못한 것을 내가 가졌다는 알량한 위안 정도는 받을 수 있겠지."라 고백했다.
그런 뒤 "내가 죽었다는 말을 듣걸랑 기억하시오. 나를 죽인 것은 항아님이라오.”라 서늘한 말을 전했다. 이 말에 덕임은 “왜 이상한 농을 하십니까.”라 불안해했고, 떠나는 길에 한 번더 홍덕로의 말을 떠올리며 ‘왜 정말 죽는 사람처럼…’이라며 마음 무거워했다.
이 시각 덕임이 궁에 돌아오는 것을 모르는 이산은 덕임이 아닌 다른 여인을 곁에 두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후궁으로 내정된 윤연주의 처소에 들어 화빈을 극진히 모시라는 말을 하던 이산은 궁인들 사이에 덕임을 발견했고, 윤연주는 “제가 왕실의 법도에 밝지 않아 웃전께서 신경 써 내려준 나인”이라고 설명했다. 윤연주는 덕임이 일하는 솜씨가 야무지다고 칭찬하면서도 덕임을 신경쓰는 이산을 눈치채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다음날 아침이 밝자마자 중전마마를 찾아간 이산은 덕임을 궁으로 부른 이유를 물었다. 하지만 중전은 “화를 낼 대상을 잘 못 찾은 것 같다”며 “덕임을 궁으로 부른 것은 내가 아니다”라 말했다. 알고보니 덕임을 부른 이는 다름아닌 혜빈 홍씨(강말금 분). 혜빈 홍씨는 “그 아이는 주상이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길. 진심으로 사랑을 하고, 가족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말하며 "세상 누구도 주상에게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지 않아요. 허나 이 어미만은 말해주고 싶어요. 주상 부디 행복해지세요. 산아, 행복해지렴.”이라 답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내금의장이 홍덕로의 부음을 알리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를 들은 이산은 충격을 금치 못했고, 이어 홍덕로가 마지막으로 올린 서신을 보고 더 충격받았다. 홍덕로가 마지막으로 올린 글에는 금서를 찢어 주상을 구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생각시였음이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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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옷소매 붉은 끝동’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