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세터의 몰락…조송화 막장드라마, 인과응보 결말로 종영 [오!쎈 이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2.29 03: 33

팀워크를 해치는 자는 그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특히 프로스포츠의 세계는 더욱 그렇다. 조송화가 그 어떤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하며 막장드라마를 인과응보로 종영했다.
KOVO(한국배구연맹)에 따르면 도드람 2021-2022 V리그 추가선수 등록 마감 시한인 28일 오후 6시까지 조송화 영입 의사를 드러낸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송화는 규정에 따라 남은 2021-2022시즌 코트를 밟을 수 없다.
2015년 11월 13일 개정된 KOVO 선수 등록규정에는 '자유신분선수로 공시된 선수는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입단계약을 맺을 수 있다. 다만, 정규리그 네 번째 라운드 시작일부터 FA 선수에 대한 보상이 종료될 때까지 선수등록은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조송화 / KOVO 제공

조송화는 일신여상을 나와 2011-2012 신인드래프트서 흥국생명의 1라운드 4순위 지명을 받은 촉망받는 세터였다. 이후 2014-2015시즌 박미희 감독 부임과 함께 기량을 한껏 끌어올렸고, 2018-2019시즌 마침내 통합우승 세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한때 국가대표 세터로도 활약했던 그였다.
2019-2020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조송화는 IBK기업은행과 연봉 2억5000만원에 3년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이적 첫 시즌 세트 2위(세트당 10.791개)에 오르며 데뷔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으며 커리어를 순탄하게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조송화에게 책임감은 사치였다. 지난달 12일 KGC인삼공사전과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무려 두 차례나 짐을 꾸리고 팀을 이탈하며 내홍사태의 서막을 열었다. 서남원 전 감독과 윤재섭 단장 경질, 김사니 코치의 감독대행 부임 및 사퇴, IBK기업은행 구단의 비상식적인 일처리 등 모든 혼란의 발단이 바로 조송화였다.
IBK기업은행 시절 조송화 / OSEN DB
이에 IBK기업은행은 KOVO 상벌위원회 요청에 이어 지난 13일 조송화의 계약 해지를 공식화했다. KOVO는 IBK기업은행의 요청을 받아 들여 나흘 뒤인 17일 선수등록규정 제13조(자유신분선수의 등록)에 의거 조송화를 자유신분선수로 공시했다.
소속팀을 잃은 조송화가 남은 2021-2022시즌 코트를 밟기 위해선 3라운드 종료 시점인 28일 오후 6시까지 새 계약을 맺어야 했다. 그러나 당연히 비난 여론을 무릅쓰면서까지 조송화 영입에 관심을 드러낸 구단은 없었다. KGC인삼공사, 페퍼저축은행, 흥국생명 등 세터가 약점인 팀도 조송화는 논외였다.
조송화는 이제 오는 2022-2023시즌 FA 협상 기간이 돼야 다시 새 팀을 구할 수 있다. 다음 시즌 개막까지 약 10개월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물론 이 또한 다음 시즌 새 둥지를 구했을 때의 이야기다.
이제 조송화에게 남은 건 원소속팀 IBK기업은행과의 계약해지 및 잔여연봉을 둘러싼 법적 싸움이다. 조송화는 상벌위에 참석해 “몸이 아파 구단의 허락 아래 정당한 절차를 밟아 팀을 이탈했다”고 주장했으나 IBK기업은행은 여전히 조송화의 이탈을 무단으로 보고 있다. 선수 귀책으로 인한 계약 해지라 잔여연봉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송화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에 계약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조송화는 최근 법률대리인을 통해 “배구팬, 동료,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는 점에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근본적인 잘못을 부인하며 결국 사태를 법정으로 끌고 갔다.
조송화를 향한 여론은 싸늘하다. 이번 사태로 IBK기업은행을 제외한 6개 구단에게 모두 외면을 받았고, 배구팬들을 향한 뒤늦은 사과와 진정성 결여로 남아 있던 팬심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현역을 계속해서 연장하고 싶다”는 꿈 역시 내홍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처참히 무너졌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