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언론이 연일 ‘박항서 감독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은 ‘AFF 2020 스즈키컵 4강전’에서 태국에 1무1패(1차전 0-2, 2차전 0-0)로 밀려 탈락했다. 태국은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맞아 결승 1차전서 4-0 대승을 거둬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박항서 감독의 대회 2연패는 좌절됐다.
‘동남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은 자국에서 월드컵 예선보다 더 중요한 대회다. 월드컵이야 어차피 못 나가는 ‘그림의 떡’이지만, 스즈키컵은 동남아 라이벌 국가들과 직접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베트남에게 사상최초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안긴 박항서 감독의 성과까지 평가절하해서는 곤란하다.
적반하장이다. 베트남 언론은 연일 스즈키컵 2연패 달성 실패의 원인을 박항서 감독에게서 찾고 있다. 이제 베트남이 스즈키컵에서 우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낄 정도로 베트남 언론의 기대치가 올라간 셈이다. 박항서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태국에게 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올챙이 시절’은 이미 잊었다.
베트남 ‘징뉴스’는 31일 “월드컵 최종예선 6전 전패가 베트남 대표팀의 정신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면서 오히려 대표팀을 더 수준 높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경쟁하게 만든 박항서 감독을 탓했다.
감독 고유권한인 용병술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징뉴스’는 “베트남의 체력도 박항서 감독의 보수적인 용병술 때문에 떨어졌다. 한국감독은 주전라인업에 거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상대와 팬들도 매 경기 라인업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상대에게 정보가 노출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태국 폴킹 감독과 전술게임에서 졌다”고 지적했다.
선수층이 얕은 베트남은 주전과 후보의 실력차이가 크다. 더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전들이 대거 부상에 노출돼 어려움이 가중됐다. 박항서 감독은 태국과 2차전 후 베트남 기자가 선수교체에 대해 지적하자 “내가 바보도 아니고~”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2021/12/3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