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예고한 레전드…'조선의 4번타자' 은퇴투어, 논란 없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1.08 18: 23

2022년, 또 한 명의 레전드가 야구팬들 곁을 떠난다. ‘조선의 4번 타자’라고 불린 이대호(40)는 올해 현역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다.
이대호는 KBO리그, 그리고 현대 한국 야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 중 한 명이다. 2001년 고향팀인 롯데에 입단해 2006년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한 뒤 2010년 타격 7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 해에는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진기록까지 작성하면서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또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5년 WBSC 프리미어12 등 주요 국제대회마다 국가대표팀으로 발탁되어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은 이대호가 국제대회에서 활약을 하면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이승엽 못지 않게 국제대회에서 임팩트를 남기며 전국구 스타로 거듭나기도 했다.

2017년 사직구장에서 열린 이승엽의 은퇴투어, 이대호가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OSEN DB

이후 한국을 떠나 일본과 미국에서 도전을 이어갔다. 2012년부터 4년간 일본에서 활약하며 역대급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으로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한국인 최초 MVP까지 수상했다. 일본에서 최전성기 4년을 보낸 이대호는 이호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으며 도전 정신까지 발휘했다.
2017년 4년 150억 원으로 고향팀 롯데로 컴백했고 지난 5년 간 후배들 못지 않은 생산력을 과시하며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전성기에 비해서 파괴력은 떨어졌지만 타석에서의 수싸움과 관록, 아우라는 여전하다.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이대호는 롯데와 2년 26억 원의 계약을 맺었고 계약이 끝나면 은퇴를 예고했다. 2022시즌은 이대호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다. 은퇴 시즌 이대호의 성적, 그리고 롯데의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8~9월 즈음, 정규시즌 막판이 되면 은퇴 투어의 형식에 대한 얘기들이 흘러나올 수 있다.
KBO리그에서 생소했던 ‘은퇴 투어’ 개념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7년 부터다. 자타공인 한국 야구 ‘국민 타자’로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통산 최다 홈런(467개)을 보유하고 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족적을 남겼다.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한국 야구의 하이라이트 순간을 만들었다.
당시 구단들은 저마다 이승엽의 마지막 원정 경기를 맞춰서 구단별로 특색 있는 선물을 준비해 이승엽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이승엽에 가렸지만 역시 현역 마지막 시즌이었던 이호준도 당시 마지막 원정 경기에서 꽃다발 전달, 기념 촬영 등 조촐한 행사를 가지며 레전드급 선수를 환송했다.
2017년 함께 은퇴한 이승엽과 이호준 /OSEN DB
은퇴투어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한국 야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대변한다. 그러나 '국민 타자'라는 별명이 있었음에도 이승엽의 은퇴투어 자격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은퇴투어 자격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2020년 박용택의 은퇴 시기였다. 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제안하고 LG 구단이 은퇴투어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통산 최다 경기(2236경기), 통산 최다 안타(2504안타)를 기록했고 KBO리그의 레전드이자 LG의 상징과도 같은 박용택이었지만 2009년 타격왕 경쟁 당시 ‘졸렬택’ 논란, 그리고 국가대표팀에서의 미진한 활약 등의 이유 등이 겹치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현장에서는 박용택의 은퇴투어에 대체적으로 찬성하며 레전드를 성대하게 보내줄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여론이 그렇지 않았다.
결국 박용택은 스스로 은퇴투터를 고사했다. 공식적인 은퇴투어는 무산됐다. 하지만 다른 9개 구단은 모두 환송식을 열면서 떠나는 레전드를 따뜻하게 배웅했다.
이대호 역시 은퇴를 예고했고 KBO리그에서의 족적,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을 근거로 시즌 막판이 되면 은퇴투어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 여러 자격 요건은 충족했다. 해외 진출 기간 5년이 빠져 있기에 누적 기록이 역대급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최상위 권이다.
통산 홈런 4위(351홈런), 통산 최다 안타 13위(2020개), 통산 타점 5위(1324개)를 기록 중이다. 300홈런과 2000안타를 모두 달성한 5명 중 한 명이다. 그러나 앞서 이승엽, 박용택의 전례처럼 이대호 역시 은퇴투어 자격 여부에 대해서 여론의 까다로운 심사 기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갑론을박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
과연 이대호의 은퇴 시즌, 이견 없는 은퇴투어가 진행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2020년 사직구장에서 열린 박용택의 조촐한 환송식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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