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해제' 추신수, 본격 시즌 준비 돌입 "15일부터 타격 훈련, 수비는 6월 가능할 듯" [일문일답]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2.02.12 14: 51

SSG 랜더스 추신수(40)가 본격적으로 2022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추신수는 12일 인천 송도에 있는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해 함께 뛴 동료들과 다시 새 시즌을 준비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작년엔 1년만 생각하고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 시즌을 치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야구적 목표도 있었지만, 지난해를 보내면서 한국 야구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야구를 하는 동안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 조성 등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22년에도 SSG와 동행하기로 한 추신수는 미국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고 2월초 최종 검진 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 후 구단에서 마련한 자가격리 장소에서 7일간 시간을 보낸 추신수는 이날 정오 자가격리 해제됐다.

SSG 랜더스 추신수. /knightjisu@osen.co.kr

추신수는 일단 SSG 2군 스프링캠프가 있는 강화 퓨처스필드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다음은 추신수의 일문일답.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 작년에 2주 자가 격리가 힘들었는데, 올해는 금방 지나갔다. 제한이 있긴 했지만 구단 도움으로 운동도 했다.
-수술 후 재활 과정은.
15일이 수술 후 3개월째가 된다. 그때부터 스윙을 할 수 있다. 기존 오프시즌 일정대로면 다소 늦었다. 공 던지는 것은 3월 둘째 주부터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구단과 얘기한 부분이다. 내 목표는 개막전에 뛸 수 있도록 하는 게 큰 목표다. 수술 당시만 해도 개막전 출전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미국에서 했다. 하지만 재활 속도가 빠르고 경과가 좋아 가능할 것 같다는 소견을 받고 귀국했다.
-다시 SSG와 1년.
작년엔 1년만 뛰는 것을 생각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 시즌을 치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목표도 있었지만, 한국 야구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야구를 하는 동안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 조성 등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 팀 성적, 개인적인 부분 등 아쉬움도 있었다.
-잠실 보수 등 지난해 낸 의견들이 긍정적이다.
먼저 선수들 말에 귀를 기울여준 서울시에 정말 감사드린다. 하지만 나만의 말과 의견으로 온 변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KBO리그를 거쳐간 여러 선배님들이 계신다. 오래 전부터 그런 말들이 나왔고, 작년에 내 말이 보탬이 되면서 힘이 실리게 된 것 같다.
우리 팀도 보수 공사가 시작됐다. 라커룸, 배팅케이지 리모델링에 대한 구상이 있었다. 예전엔 홈 어드벤티지 차원에서 원정팀 시설이 다소 열악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동등하게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시설은 있어야 한다. 우리 팀은 그런 부분에서 원정팀에 대한 배려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 의견과 구단의 생각이 잘 맞은 듯하다. 미국에서 잠실에 대한 기사를 봤다. 아직은 시설 변화가가 필요한 구장들이 더 있는 듯하다.
-자녀들과 한국 야구에 대햐 나눈 이야기는.
메이저리그가 최고의 레벨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한국 야구에 대해 '쉽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네가 가서 한 번 해보라'고 했다. KBO리그는 절대 약한 리그가 아니다. 분명 수준 있는 리그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은데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여건,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다소 부족했다. 프로 선수로서 준비하는 과정,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올해 스트라이크존이 바뀐다.
내게 좋은 소식은 아니다.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따르는 건 맞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갑자기 바꾸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 심판 모두 힘들 것이다. 스트라이크존이 하루 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20~30년 동안 몸에 베어 있는 것을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룰이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마이너리그에 먼저 도입해 선수, 심판 모두 차질이 없는지 충분한 과정을 거치고 도입한다. 너무 빠른 시간 안에 바뀐 듯하다.
-지난 시즌 개인 성적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는 말을 했다.
야구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만족해본 적이 없다. 아마 3할3푼, 30홈런을 쳐도 만족한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작년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은 몸이 건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픈 팔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체중 감량을 했는가.
5~6kg 정도 빠진 듯하다. 팔꿈치 수술로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음식 조절을 했다.
-이반 노바, 야시엘 푸이그 등 빅리그에서 뛴 선수들이 올해 많이 왔다.
노바는 정확한 기억은 모르겠지만 상대한 기억이 있다. 공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았고, 항상 긴 이닝을 던졌던 투수다. 자기 할 일을 다 해줄 수 있는 투수다.
푸이그는 미국에서 함께 해봤지만, 운동, 야구적 재능은 지금까지 KBO리그에 온 선수 중 최고 아닐까 싶다. 그 나라 만의 문화, 룰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 성패를 돌아보면 마음가짐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KBO리그를 낮춰 보지만 않는다면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길 것 같다. 키움 선수들도 배우는 점이 많을 것이다.
-푸이그가 공으로 공을 치는 훈련을 하더라.
나도 4~5년 전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나중엔 맞추게 되더라. 나는 왼손 타자라 왼손에 공을 들고 맞추려 하는데 타이밍을 맞추는 훈련이다. 분명 효과가 있다.
-앞으로 일정은.
15일부터 스윙을 할 수 있으니 그때부터 훈련을 시작하려고 한다. 미국에서 일정을 다 가져왔다. 거기에 맞추려고 한다. 당장 서귀포에 간다고 해도 100%로 할 수는 없다. 강화에서 하루 간격으로 타격 훈련을 해보고 괜찮으면 캠프에 합류하려고 한다.
-강화도는 가봤나.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퓨처스 선수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나도 어릴 때 느꼈지만, 누군가의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되고 빠른 변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2군 선수들도 SSG 가족이다. 이 선수들이 잘 해야 우리 팀이 우승하는데도 큰 보탬이 된다. 퓨처스 선수들이 올라와 잘 해줘야 큰 힘이 된다.
-이정후가 빅리그 진출 꿈을 보였다.
이정후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한 타석에 한 번만 스윙을 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자기가 노린 공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고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홈런 수가 적다는 말이 있지만, 힘은 나중에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좋은 타가자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보면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선수라고 본다.
-애를 먹었던 작년 시즌 초반, 올해 대비는.
작년에 팔 상태가 안좋다보니 그 스트레스가 경기력에 영향을 줬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올해는 잘할 자신이 있어 재계약을 하게 됐다. 아직 뛸 수 있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작년보다 부담감이 덜한가.
작년엔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력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성적을 예상했다면, 올해는 온전히 팀을 위해서 뛸 수 있다. 팀이 보강되고 박종훈-문승원도 6월에 돌아온다. 기대감이 크다. 
-양현종이 KBO리그로 돌아왔다.
'선수들과 잘 지내고, 먼저 다가가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미국에서 텍사스 구단 관계자들과 식사를 하면서 양현종 이야기도 나눴다. 야구 실력을 떠나 선수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떠난 뒤에 나온다고 생각한다. 양현종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KIA와 계약할 때 손편지까지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음에 있어도 실천하기 힘든 일이다. 한국 선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온 일이다. 양현종에게 고맙다. 상대해본 경험이 없다. 같은 팀에서 뛰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분석을 해야한다.
-지난해 고영표 상대로 '바보가 됐다'고 했다.
설욕은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내게 정말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 고영표가 이런 말을 통해 한 단계, 두 단계 업그레이드되길 바란다. 국제 대회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투수다.
- 외야 수비는 언제 가능한가.
미국에서 가져온 일정을 보면 6월 초엔 공을 던지는 프로그램이 끝난다. 그때부턴 가능할 듯하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변수가 많다. 팔에 큰 문제가 없다면 6월 초중순쯤 가능할 듯 하다. 수비 연습은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 올해 건강하게 시즌을 마친다면, 내년도 가능한가.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아직 야구가 너무 좋다. 열정이 크다. 아직 은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미리 내년을 말하기도 어렵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다만, 아직 열정이 식진 않았다. 나이가 들면 식어야 하는데, 더 커진 듯하다.
- 국내에서 훈련 중인 류현진과 연락 주고받았나.
미국에서 3번 정도 통화했다. 이태양도 함께 있더라. '많이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돈 주고도 경험하기 어려운 일 아닐까 싶다. 류현진이 좋은 일을 한 듯하다.
- 최근 이대호 은퇴투어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나도 기사를 통해 접했다. 어떤 부분에서 부정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에서의 기준도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호 같은 선수가 은퇴할 때 박수 받지 못한다면 과연 KBO리그에서 은퇴할 때 박수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되겠나. 비록 우승이 없어도 7관왕 타자고, 매년 잘 했다. 일본, 미국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했다. 이대호가 은퇴 투어를 못한다면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 되묻고 싶다.
- 각오.
개인적으론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고 싶다. 누구는 '몇 살까지 하려고 수술까지 하느냐'고 하더라. 하지만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지난해 우리 팀이 부상 문제로 정말 힘든 시즌을 치렀는데, 모두가 노력해 마지막까지 가을야구에 도전했다. 올해 아픈 선수만 없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본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나아져서 많은 팬 앞에 서서 야구를 하고 싶다. 한국 야구 발전에 힘이 되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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