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낳은 '피겨여왕' 김연아(32)가 러시아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에 대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연아는 14일 자신의 SNS(인스타그램)에 아무 것도 없는 검은색 이미지와 함께 "도핑 위반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면서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고 영어로 글을 남겼다.
이는 이날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금지 약물 위반이 적발된 발리예바가 15일 열리는 피겨 쇼트프로그램에 예정대로 출전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 된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CAS는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에 대한 징계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탈리아, 미국, 슬로베니아 법률가로 구성된 3인의 CAS 청문위원들은 13∼14일 이틀 동안 화상 청문회를 통해 발리예바, IOC, WADA, ISU,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RUSADA 등 6자 의견을 청취했다.
그 결과 CAS는 "올림픽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발리예바의 약물 복용을 늦게 통보한 것은 발리예바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 때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다.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흥분제로도 사용돼 2014년 WADA가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지난 8일이 돼서야 RUSADA에 통보됐다. IOC를 대신해 2022 베이징 대회서 도핑 검사를 수행하는 ITA(국제검사기구)가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을 한참 지난 뒤에야 확인한 것이다. 발리예바가 출전한 ROC 피겨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로 다음날이기도 하다. 이 여파로 단체전 시상은 지금까지 열리지 못하고 있다.
RUSADA는 다음날인 지난 9일 발리예바에게 잠정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발리예바의 이의제기에 RUSADA는 한발 물러나 정지 처분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러시아는 국가 차원의 조직적 도핑 샘플 조작으로 국제 사회의 징계를 받았다. 때문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물론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이번 베이징 대회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러시아 대신 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명칭으로 출전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