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해병대 출신 거포가 대형 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 포수 이성원(23)이 그 주인공이다.
이성원은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4이닝 자체 청백전에 3루팀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3회 좌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1사 1,3루에서 상대 투수 김규연의 138km 직구를 공략해 좌측 비닐로 덮여진 불펜을 넘어 관중석 위 광고판을 때리는 대형 아치를 그렸다. 타구 속도도 빨라 광고판을 맞고 튄 타구가 좌측 외야로 다시 굴러왔다.
하지만 정작 홈런의 주인공은 이렇게 멀리 날아간 줄 몰랐다. 경기 후 이성원은 “타구를 놓쳐 홈런인 줄 모르고 빠르게 달렸다. 그라운드에 공이 떨어져 있어 심판님께 물어보니 홈런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코치들도 “먹힌 타구 아니었느냐”며 이성원의 홈런에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타고난 힘이 좋다. 장안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8년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이성원은 185cm, 114kg으로 전형적인 장사 체형. 고교 시절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월드 파워 쇼케이스에서 150m 대형 홈런을 폭발, 17세 부문 홈런 더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성원은 “어제 경기부터 오늘 첫 타석까지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직구 타이밍을 잡고 빠르게 돌리고자 한 것이 홈런으로 이어졌다”며 “경기 전 김남형 타격코치님이 고등학교 때 해병대 캠프에 다녀왔다면서 군가를 불러달라고 하시기에 ‘팔각모 사나이’를 불렀다”는 재미있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이성원은 지난 2019년 시즌을 마친 뒤 해병대에 입대했고, 지난해 시즌 중 전역했다. 해병대에서 24kg 체중을 감량하며 군살 없는 몸으로 돌아왔고, 서산에서 열린 퓨처스 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지난 21일 대전의 1군 캠프 부름을 받았다. 이날 두 번째 청백전에서 대형 홈런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올 시즌 1군 데뷔를 예고했다.
한편 이날 청백전에선 새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이 깨끗한 중전 안타와 폭넓은 중견수 수비 범위를 보여줬다. 신인 포수 허인서도 외국인 투수 닉 킹험에게 좌측 1타점 2루타를 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유격수로 나온 이도윤도 다이빙 캐치로 박수를 받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