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장재영(19)이 아버지 KIA 타이거즈 장정석 단장(48)을 향한 존경심을 내비쳤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속 150km를 넘어 157km에 달하는 강속구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장재영은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계약금은 무려 9억원으로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시즌 활약은 아쉬웠다. 19경기(17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9.1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볼넷이 무려 24개로 타자보다는 스트라이크 존과 싸우는 경우가 많았다. 장재영은 “나 혼자 싸우면서 타자와 싸우지 못했다. 올해는 맞더라도 타자와 승부를 하고 싶고, 볼넷을 주더라도 이유가 있는 볼넷을 주고 싶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재영은 강속구로도 유명하지만 야구인 2세 유망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아버지 장정석 단장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2003년까지 선수로 활약했고 현대와 키움에서 프런트와 감독을 거쳐 올 시즌부터 KIA의 단장을 맡았다. 키움이 장재영을 지명하면서 과거 장정석 단장이 키움 감독을 맡았던 인연이 다시 재조명되기도 했다.
“내가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아빠도 그렇고 내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어떤 마음이고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아닌지는 나만 안다. 그래서 그런지 아빠도 ‘네가 잘 느꼈을 것이고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필요한게 무엇인지 느꼈을거다’라면서 별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에는 신인선수 2명이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의리(KIA)와 김진욱(롯데)이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의리는 신인상을 수상했다. 장재영은 “아빠는 ‘(이)의리나 (김)진욱이가 대표팀에 가고, 신인상을 받고 이런 모습이 자극이 됐다면 네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밖에는 없다’라고 하셨다. 그 생각에 동의를 한다. 부럽다고 야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시기질투한다고 야구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아빠도 다치지 말고 열심히만 하라고 하셨다”라고 아버지의 조언을 가슴에 새겼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아빠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많이 느낀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팀 매니저에서 시작해 팀장, 감독, 단장까지 올라가셨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대단하다고 많이 느끼고 있다”라며 아버지의 성과에 감탄했다. 이어서 인터뷰 스킬이 좋아진 것 같다는 말에는 “아빠가 항상 겸손하게 이야기하라고 당부하셨다. 아빠를 닮아서 나도 말이 많은 것 같다”라며 웃었다.
비록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팀으로 아버지를 만나게된 장재영은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잠재력만큼은 누구나 인정하는 장재영이 올해는 그 재능을 만개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