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진검승부다.
배우 서예지가 사생활 논란 10개월여만에 공식 사과를 했다. 서예지가 전 남자친구인 배우 김정현과 나눈 메시지로 인해 불거진 이른바 가스라이팅 논란, 엇갈린 인성 폭로, 학력위조 위혹 등 폭풍같은 사태를 겪은 후 직접 입을 열고 사과를 한 것은 10개월여만이라 대중의 이목이 쏠린다.
서예지는 27일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통해 “저의 부족함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고 전했다.
이어 “먼저 너무 늦게 이렇게 글로나마 마음을 전해드리는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며 “모든 일들은 저의 미성숙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고 성숙해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사과했다.
복귀를 앞두고 전한 사과란 면에서 부정적 시선도 있지만, 반대로 복귀를 앞두고 서예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상황을 짚고 넘어가야하는 것 역시 맞다.
이런 서예지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어떨까.
대중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온도차가 존재한다. 일단 서예지가 뜨거운 감자가 돼 뭇매를 맞았고 서예지로 인해 촬영 스태프 등 직 간접 피해자가 있었다고는 하나 해당 논란이 사회적 물의 같은 종류로 볼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물론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되는 것은 안 되고 인성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지만, 본인이 자숙시간을 거쳤고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와도 지난 해 말 재계약을 했기에 복귀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란 반응. 소속사 측은 "서예지는 회사의 설립때부터 함깨한 배우로 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던 바다.
무엇보다 그의 연기력에 대한 신뢰감이 작용하고 있다. 복귀작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가 서예지와 '착붙'이라는 반응.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배역과 이를 소화하는 서예지가 너무 잘 어울려 소름돋을 정도"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가 주연을 맡는 tvN 새 드라마 ‘이브’(극본 윤영미, 연출 박봉섭)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건 복수. 대한민국 0.1%를 무너뜨릴 격정멜로 복수극. ‘드라마 스테이지 2020-블랙아웃’,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봉섭 감독과 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 ‘미녀의 탄생’, ‘착한 마녀전’ 등을 집필한 윤영미 작가의 의기투합했다.
서예지는 극 중 이라엘 역으로 출연한다. 이라엘은 어린 시절 부친의 충격적인 죽음 이후 복수를 치밀하게 설계해 온 끝에 대한민국 0.1% 상류층 부부의 2조원 이혼소송의 주인공이 되는 치명적인 인물이다.
이라엘 역으로 캐스팅 된 서예지에 대해 제작진은 “‘이브’는 ‘이라엘’이 복수를 펼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는 과정이 담긴 만큼 탄탄한 연기력과 몰입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서예지는 강단 있는 이미지와 이라엘을 몰입감 있게 소화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지닌 배우다. 그는 첫 미팅, 첫 만남부터 누구보다 대본을 철저하게 분석해 왔다.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와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캐스팅을 확정 짓게 된 주요 이유다”고 설명했다.
서예지의 연기력에는 그간 큰 이견이 없었다. 한창 논란이 뜨거웠을 때 개봉했던 영화 '내일의 기억'에서도 그의 연기력 만큼은 인정받아야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사생활 논란을 겪고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 연기자가 복귀에 감사해하며 '좋은 작품,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다'라고 하는 말은 진부하지만 최선의 답안이기도 하다. 그간 연예계에서 전례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서예지가 성공적인 캐릭터 소화력과 여전한 스타성을 보여준다면 커리어에서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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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골드메달리스트,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