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더 이상 못하겠어". 걸그룹 쥬얼리 출신 이지현이 아들의 ADHD 증세를 통제하지 못하며 또 한번 벽에 부딪혔다. 육아의 어려움을 뛰어넘을 정도로 아득한 양육자의 책임감이라는 벽 앞에.
이지현은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약칭 금쪽같은 내새끼)'에 출연했다. 한 달만에 재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다시 만난 것이다.
그동안 이지현은 JTBC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를 비롯해 '금쪽같은 내새끼'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자녀들과 함께 출연하며 일상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유독 통제가 어려운 둘째 아들의 ADHD 증세로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응원을 받았다.
지난달 '금쪽같은 내새끼' 출연에서는 이지현의 양육 태도에 관한 문제점이 처음으로 지적됐다. 첫째 딸과 둘째 아들의 남매 싸움이 벌어질 때 이지현이 아들의 편만 들어주는가 하면,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아들의 막말과 성질, 폭력적인 성향에도 단호하게 대처하기 보다 눈물을 보이며 감정적으로 대응했기 때문. 심각한 이지현 가족의 상황에 오은영 박사는 '금쪽 가족 성장 프로젝트'로 장기적인 상담을 권유했을 정도다.
화면 밖까지 느껴지는 문제점들에 오은영 박사 뿐만 아니라 네티즌들도 의견을 보탰다. 특히 아들에 대한 이지현의 단호하지 못한 대응과 남매를 차별하는 듯한 태도에 비판이 쏟아졌다. 이지현은 개인 SNS를 통해 "저도 다른 부모와 다르지 않게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한편, '금쪽같은 내새끼' 재출연에서 "제 부족함도 지적해주셔서 많이 배웠다. 우경이(아들)를 위해 '각정 조절'을 시켜봤는데 여전히 아직은 어려움이 많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좀처럼 발전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재출연에서는 이지현의 딸까지 나서서 괴로움을 호소했다. 이지현의 딸은 "나 동생 때문에 너무 힘들다. 나 원래 이런 애 아니었다. 쟤 때문에 이런 거 아니냐. 나도 이렇게 화내기 싫었다. 이 집에서 살기 싫다. 내 인생 망치는 것 같다"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아동 심리 상담계 최고 권위자라 할 만한 오은영 박사와의 재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변화는 없는 상황. 심지어 이지현은 "엄마, 더 이상 못하겠어"라며 자녀들 앞에서 무너지고 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의 말대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닌 방송이라지만 아이들 앞에서 무너진 유일한 보호자의 모습은 잠간의 안타까움을 지나 실망감을 자아냈다.
엄마가 주양육을 도맡아왔던 한국 사회에서 대다수의 보호자들은 투사 같은 삶을 살아왔다. 홀로 아이들을 건사해야 하는 엄마들 사전에 안하는 건 있어도 못하는 건 없었다. 아줌마라는 단어에 보통의 여성보다 억척스러울 정도로 강한 이미지가 덧씌워진 이유다.
무엇보다 아무리 '애바애(애 by 애)', 아이마다 기질이 다르고 집집마다 양육과 훈육 방식은 다르다지만 보호자의 책임에 정도는 있다. 계속해서 약해지고 무너지는 이지현의 상황은 더 이상 공감과 안타까움을 너머 비판을 야기하고 있다. 물론, 분명 두 차례의 결혼 실패 후 홀로 두 아이를 건사한다는 것은 분명 고되고 힘든 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당사자는 누구도 아닌 이지현 본인인 터. 그 책임을 누구에게 미룰 수 있을까.
변화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할 건 "못하겠어"라며 무너지는 엄마가 아닌 어떤 악조건에서도 강인하게 버텨낼 엄마의 모습이다. 양육자도 통제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엄마,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세상이 언제까지 온정적일 수 있을까. 엄마가 약해지는 순간에도 시간은 흐른다. 아이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니게 되기 전에, 보호와 양육이 통할 수 있는 시점에 더 굳건한 엄마 이지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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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