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도, 신인도 안타 1개 치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 개막 5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친 손아섭(34·NC)과 김도영(19·KIA)이 애타는 봄을 보내고 있다.
KBO리그 역대 통산 타율 4위(.324), 안타 9위(2077개)에 빛나는 손아섭은 개막 후 5경기에서 20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볼넷 4개를 골라냈지만 안타는 1개도 없다.
손아섭은 롯데 소속이었던 지난해 10월28일 사직 KIA전 3회 두 번째 타석이 마지막 안타로 시즌 마지막 10타석에서 볼넷과 몸에 맞는 볼, 희생플라이가 1개씩 있었지만 안타는 없었다.
지난해 마지막 10타석부터 올해 개막 20타석까지 총 30타석 연속 무안타 중이다. 데뷔 3년차였던 지난 2009년 4월11일 대전 한화전 6회 3번째 타석부터 5월9일 광주무등 KIA전 2회 첫 타석까지 30타석 연속 무안타 경험이 있다. 13년 만에 자신의 워스트 기록에 도달했다.
지난겨울 4년 총액 64억원에 롯데를 떠나 NC로 FA 이적한 손아섭으로선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로 시즌이 흐를수록 감을 찾아 몰아치는 게 손아섭 스타일이지만 FA 이적 첫 해 개막 무안타 침묵은 부담이 크다. NC도 개막 5경기에서 극심한 타선 침체 속에 1승4패로 주춤하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손아섭을 1~3번 상위 타선에 두며 신뢰를 거두지 않고 있다.
손아섭만큼 충격적인 개막 무안타 타자는 ‘슈퍼루키’ 김도영이다. 파이어볼러 문동주(한화)를 제치고 KIA의 1차 지명을 받은 김도영은 시범경기 최다 안타(19개)로 타율 전체 1위(.432)에 올랐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지나친 포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본경기에 들어가자마자 19타석 연속 무안타.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출루도 두 번밖에 없다. 삼진도 6개를 당했다. 시범경기에서 보인 거침없는 스윙이 사라졌다. 8일 광주 한화전에선 6회 김종수의 144km 한가운데 직구가 배트가 헛돌았다. 심적으로 쫓겨 타이밍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김종국 KIA 감독은 김도영의 타순을 1번에서 7번, 다시 9번으로 내려 부담을 덜어주려 하지만 기다리는 첫 안타는 나오지 않고 있다. 만 19세 신인에게 쏠린 과도한 기대와 관심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래도 시범경기에서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은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첫 안타만 나오면 타격도 혈이 뚫릴 수 있다.
개막 5경기 무안타 클럽은 손아섭과 김도영만이 전부가 아니다. 규정타석 기준으로 송성문(키움)이 18타석 16타수 무안타, 김석환(KIA)이 15타석 1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누구보다 시즌 첫 안타가 간절한 선수들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