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뛰어넘는 두 스타의 공통점은 '만삭 사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한 사진작가에 의해 촬영됐다.
작가 패션 칼럼니스트 에반 로스 캐츠는 최근 자신의 SNS에 "리한나 for VOGUE US, 2022년 5월 / 1991년 8월, 데미 무어 for VANITY FAIR, 둘 다 애니 레보비츠(사진작가)가 촬영"이란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데미 무어 역시 이를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함께 공개한 사진 속에는 하이힐을 신은 해 각선미와 몸의 선, 풍만한 D라인을 함께 강조하며 여성과 모성의 메시지를 함께 담아낸 데미 무어와 리한나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의상을 통한 레드와 그린의 강렬한 대비 속 두 스타의 카리스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려 31년이란 세월을 건너뛰어 탄생한 작품들이다.
1991년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가 데미 무어의 누드 만삭사진을 촬영하고, 이 파격 사진이 '베니티 페어' 잡지 커버에 실리면서 '만삭 사진'이란 개념이 새롭게 정립됐던 바다. 신체와 모성을 둘러싸고 외설 논란에 휩싸이며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그 만큼 센세이셔널한 화제를 모았고 경이로운 판매부수를 달성했다.
애니 레보비츠가 찍은 한 손으로 커다란 공 모양의 배를 감싸고, 또 한손으론 가슴을 가린 듯한 데미 무어의 만삭 누드 사진도 익히 유명하다. 그는 SNS에서 가장 애정하는 90’s 사진을 올려달라’는 팬의 요청을 받자 이 만삭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데미 무어의 사진 이후 여성들이 임신한 배를 굳이 꽁꽁 감추지 않으며 오히려 당당하게 만삭 누드를 촬영하는 분위기도 생겼다. 해당 사진은 지난 2005년 미국 잡지편집인협회 선정 '과거 40년동안 가장 유명한 40 컷의 커버 사진' 중 2위에 꼽히기도 했다.
2022년 이런 만삭 촬영에 새로운 파격을 안겨준 이는 리한나이다.
리한나는 사생활이나 공식석상에도 아무렇지 않게 배를 훤히 내놓으며 D라인을 과시한다. 임산부의 자유로움과 당당함을 극대화한 모습에 큰 응원을 받고 있다.
최근 공개된 만삭 화보에서 리한나는 상반신 누드를 감행하며 액세서리로만 배를 감쌌다. 손으로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가린 채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욕조에 누워 불룩 나온 배를 자랑해 시선을 강탈한다.
리한나는 임신으로 꾸미기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있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립스틱을 발라라. 그러면 당신은 변하게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만삭 노출 패션에 대해 "모든 것이 도전"이라고 인정하며 "임신 후반기에는 '아, 옷 입어야 돼?'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옷 입는 것부터 화장하는 과정 모든 게 도전이지만 난 이를 즐긴다"라고 전했다.
이 역시 애니 레보비츠가 촬영했다. 1949년생인 그는 1970년 음악 잡지 '롤링 스톤스'의 포토 저널리스트로 처음 사진에 발을 들인 후, 3년 만에 ‘롤링 스톤스’의 메인 사진작가가 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그 이후 ‘배너티 페어’, ‘보그’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그는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터, 믹 재거, 베트 미들러,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유명인사들의 인물사진을 작품화시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사진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백조와 함께 흑백의 대조를 통해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낸 사진도 애니 레보비츠의 작품이었다.
또한 비틀스 멤버 존 레논이 총격을 받고 사망하기 4시간 전에 부인 오노 요코와 함께 한 장면을 찍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전지현도 한국 배우 최초 미국판 보그 촬영을 애니 레보비츠와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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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잡지 버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