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전통적으로 ‘느림보’ 이미지가 강하다. 지난 2013년 외야 펜스를 뒤로 미루기 전까지 타자 친화적인 대전 홈구장을 쓰면서 화끈한 홈런으로 승부를 봤고, 장타형 타자들이 주를 이뤘다. 팀 도루 1위는 2001년(135개), 2018년(118개) 두 차례 있었지만 도루왕은 지난해까지 36년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올해는 한화 구단 최초 도루왕이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25일까지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이 도루 8개로 이 부문 1위에 랭크돼 있다. 2위도 한화 선수로 노수광(7개). 이어 하주석(5개), 정은원(3개), 노시환, 이성곤(이상 1개) 등 6명의 선수들이 도루를 성공했다.
특히 지난주에만 6경기에서 15개의 도루로 ‘슈퍼소닉스’ 모드였다. 도루 저지율(9.5%)이 가장 떨어지는 SSG를 맞아 8개의 도루를 휘몰아쳤고, 이 부문 3위 롯데(42.1%) 상대로도 7개의 베이스를 훔쳤다. 지난주 더블 스틸만 3차례 있었다.

어느새 팀 도루도 22개로 이 부문 2위 삼성(17개)을 넉넉히 따돌린 압도적 1위. 도루 실패는 6번으로 성공률도 2위(80.6%)로 상위권이다. 팀 도루 3위(109개)였지만 성공률 9위(66.1%)에 그친 지난해와 다르게 효율적이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공인구 반발 계수 저하에 따른 투고타저로 득점이 나기 쉽지 않은 올 시즌 리그 환경에서 한화의 발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도루 증가와 관련해 “지난해에는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이 뛰면서 과감하게 도전해볼 것을 주문했다. 선수 스스로 경기를 통해 언제 어떻게 뛰어야 할지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다. 지난해 경험으로 선수 본인들이 판단하기도 하지만 주루코치들이 여러 정보를 주면서 도루 성공률이 높아졌다. 스타트를 끊는 타이밍에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석코치였던 대럴 케네디 코치가 올해 3루 베이스코치로 옮기면서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들을 관리하는 가운데 3루에서 1루로 이동한 전상렬 (50) 베이스코치도 주자들의 도루 타이밍을 잡는 데 있어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2016~2019년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1루 베이스코치로 활약한 수베로 감독도 이 자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전상렬 1루 베이스코치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며 “찰리 코치가 주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상황 판단력도 빠르지만 매일 밤낮으로 상대 투수들의 영상을 돌려본다. 투구 습관과 타이밍을 분석해 주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찰리 코치의 노력에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지난 1992~2008년 삼성, 한화, 두산에서 외야수로 활약한 전 코치는 통산 도루 114개를 기록한 준족. 선수 은퇴 후 두산 코치로 일하다 2018년부터 한화에서 퓨처스 작전·주루코치, 육성군 총괄코치, 퓨처스 감독대행을 거쳐 지난해 수베로 감독 부임과 함께 1군 주루 및 외야 수비코치를 맡고 있다. 전 코치의 아들은 지난 2019년 두산에 입단한 우완 투수 전형근(22)으로 현재 군복무 중이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