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멜 로하스 주니어 이후 KT 위즈의 외인타자 잔혹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에는 제2의 로하스로 기대를 모았던 헨리 라모스가 불의의 발가락 골절상을 당하며 동행과 교체의 기로에 서게 됐다.
KT는 지난 24일 라모스의 장기 이탈이라는 비보를 접했다. 23일 수원 NC전 사구 여파로 이튿날 X-레이 및 CT 촬영을 실시했는데 우측 5번째 발가락 기절골 골절 진단과 함께 회복까지만 최소 약 4~6주가 소요된다는 전문의 소견이 나왔다. 이에 따라 회복 후 재활 기간까지 합치면 빨라도 오는 6월 말은 돼야 그라운드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라모스는 23일 NC와의 홈경기에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기록은 3타수 무안타 1사구 1득점. 첫 타석부터 사구 불운을 겪었다. 0-0이던 1회 1사 1루서 NC 선발 송명기의 3구째 직구(144km)에 새끼발가락을 강타당한 것. 이로 인해 골절이 됐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며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고, 24일이 돼서야 신발을 신지 못할 정도로 붓기가 올라오며 결국 병원으로 향해 검진을 받았다.

KT는 시즌에 앞서 강백호-박병호-라모스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했다. 작년 장타 기근을 해소할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개막 직전 간판타자 강백호가 우측 새끼발가락 골절로 복귀까지 3~4개월 소견을 받았고, 설상가상으로 라모스까지 같은 부위를 다치며 당분간 박병호 홀로 중심타선을 지켜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디펜딩챔피언 KT는 최근 8경기 6승 2패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순위는 여전히 7위에 머물러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2020시즌 MVP 로하스를 잃은 KT는 작년 내내 외국인타자 고민에 시달렸다. 일본프로야구 타율 3할에 빛나는 조일로 알몬테를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수비, 주루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보이며 60경기 만에 짐을 쌌고, 대체 외인 제라드 호잉 역시 에이징커브로 퍼포먼스가 기대 이하였다. 이에 컨택, 주루, 수비에 모두 능한 라모스로 잔혹사를 청산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사실 부상 전 기록이 18경기 타율 2할5푼 3홈런 11타점 득점권타율 1할로 썩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다.

어쨌든 외국인타자는 외국인타자다. 라모스의 이탈로 향후 중심타선과 외야진의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타선은 그 동안 줄곧 2번을 담당했던 황재균이 클린업트리오로 이동하거나 배정대, 장성우, 김병희 등이 박병호의 앞뒤를 책임지는 플랜B가 예상되며, 수비는 홍현빈, 송민섭, 조용호 등 백업 자원들의 출전이 잦아질 전망이다. 대안은 존재하나 무게감은 떨어진다.
통합 2연패를 위해 라모스의 향후 거취도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골절을 당한 터라 회복까지만 4~6주가 걸리는 상황이다. 향후 재활 및 퓨처스리그 출전까지 감안한다면 올스타 휴식기(7월 15일~21일)까지도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KT는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축 전력들의 대거 국가대표 승선이 유력하다. 어떻게 보면 시즌 내내 완전체 전력 가동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번 라모스의 장기 이탈이 치명적인 이유다.
일단 KT는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26일 라모스의 부상 이탈과 관련한 구단 내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동행과 교체 사이에서 신중한 검토가 이뤄질 예정.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스카우트팀에서 꾸준히 대체 외인을 리스트업 해놓은 터라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 유연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인타자의 최소 두 달 이탈이라는 변수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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