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의 메시지였나?
지난 24일 일요일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가 경기 직전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KIA가 키움 주전포수 박동원을 받고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 원, 2023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넘겼다. 비시즌 기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박동원 KIA행이 현실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런데 KBO에서 즉각 트레이드 승인이 나지 않았다. 대신 "트레이드 내용을 세밀히 검토하고 승인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현금 10억 원에 대한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허구연 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보류조치였다. 키움은 예전 트레이드 과정에서 웃돈을 받는 비밀계약이 드러나 KBO의 제지를 받은 바 았다.

KBO는 하룻만인 25일 오후 4시30분, 트레이드 승인을 최종 결정했다. 현금이 끼여있지만 선수 1명과 신인 지명권까지 건네는 등 어느 정도 대등한 트레이드 조치라는 점을 인정했다. 박동원이 예비 FA라는 점에서 KIA는 1년 먼저 입도선매하는 댓가로 3.8억 원과 신인 지명권을 지불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런데 트레이드의 최종 승인 여부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KBO의 발빠른 조치였다. 통상적으로 트레이드는 곧바로 승인을 하는데 KBO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큰 현금 10억원이 포함된 히어로즈발 트레이드 자체에 대한 우려과 경계의 시각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히어로즈의 재정에 대한 문제적 시각이다. 키움은 지난 1월 주주들이 유상증자를 참여해 70억 원을 마련했다. 구단 운영자금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됐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수입이 격감해 재정 상황이 휘청거렸다. 100억 원의 네이밍 마케팅과 TV중계권료로는 구단 운영이 어렵다.
때문에 비시즌 간판타자 FA 박병호를 잡지 못했고, KT행으로 결정나자 22억5000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키움 위치에서는 가뭄의 단비같은 돈이었다. 이번 트레이드 머니 10억 원은 귀중한 운영자금이 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히어로즈가 계속 현금이 끼여있는 트레이드를 추진할 가능성이다. KIA와의 트레이드 방식이 선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키움을 둘러싸고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KIA처럼 당장 성적을 내야하는 몇몇 구단들이 윈나우 트레이드를 물밑에서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KBO는 리그 질서를 훼손하는 상황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번 박동원 트레이드를 하룻 동안 보류시킨 것은 질서 유지를 위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