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의 중압감이 이토록 큰 것일까.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32·두산)이 프로 11년차를 맞아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성장통을 겪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26일 잠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세혁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대해 “FA를 앞두고 더 잘하려는 마음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서 자꾸만 조급해진다”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9년 양의지(NC)의 그늘에서 벗어나 통합우승 포수로 우뚝 선 박세혁. 부진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초반 투구에 안면을 강타당하는 대형 부상을 당한 뒤 96경기 타율 2할1푼9리의 아쉬운 시즌을 보냈고, 올해도 19경기를 치른 가운데 타율 1할1푼8리(51타수 6안타)의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4월 한 달간 타율 변화는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롤러코스터가 타율 1할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5푼3리까지 떨어진 타율을 12~14일 수원 KT전 8타수 3안타에 힘입어 1할4푼8리로 끌어올렸지만 이후 다시 6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하며 타율이 다시 1할대 초반으로 회귀했다. 올 시즌 멀티히트는 12일 KT전이 유일하며, 그밖에 장타율(.137), 출루율(.167), 득점권타율(.231) 모두 포수왕국 두산의 주전 포수답지 않은 수치다.
박세혁은 한때 공격형 포수로 불리며 한 시즌 포수 3루타 신기록까지 세웠던 선수. 그런 그의 타율이 1할대에서 머무르고 있으니 당연히 두산의 공격력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두산의 포수 타율은 1할8리로 리그 꼴찌. 플랜B로 종종 백업 장승현을 투입하기도 했지만 그 또한 10경기 타율이 6푼7리로 상당히 저조하다. 결국은 박세혁이 예비 FA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도 최근에는 조금씩 타구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연습 때 보면 타격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타석에서 타이밍도 괜찮은데 결과가 안 나온다”고 안타까워하며 “초반보다 타이밍이 굉장히 좋은 건 맞다”고 제자를 독려했다.
사령탑이 힘을 실어준 덕분일까. 박세혁은 26일 잠실 NC전에서 시즌 첫 2루타를 터트리며 팀 승리에 모처럼 공헌했다. 주전 포수가 미소를 되찾자 두산 경기력이 덩달아 활기를 찾는 모습이었다. 과연 7경기 만에 나온 안타가 향후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