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격도 태연했던 '강철 부대' 김상욱, 첫 타이틀에 눈물..."실감이 나지 않아" [AFC 19]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2.04.29 20: 18

'데드풀'을 울린 것은 칼이 아니라 첫 타이틀 벨트였다.
데드풀' 김상욱은 29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 마트에서 열린 엔젤스파이팅챔피언십(AFC) 1 코메인 매치 안재영과 웰터급 잠정 타이틀전에서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자신의 커리어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경기 전 메인 매치만큼이나 관심을 끈 것은 김상욱의 타이틀 도전기. 김상욱은 UDT 출신으로 인기 예능 '강철 부대'에 출연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20년 1월 프로에 데뷔해서 5승 1패 전적으로 순항하고 있었다.

이 경기 전까지 김상욱은 AFC에서는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AFC 18에서 김상욱은 국가대표 레슬러 안종기에게 1라운드 42초 만에 하이킥 KO승을 거두며 3연승을 질주했다.
단 중대 타이틀전을 앞두고 김상욱은 최근 봉변에 휘말렸다. 지난 21일 조현병 환자인 전 수강생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도 무사히 제압하며 사태는 수습됐지만, 김상욱에게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줬다.
그래도 '데드풀'은 쓰러지지 않았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타이틀전에 대한 투지를 불태운 김상욱은 이날도 공격적인 모습으로 첫 타이틀 도전에서 웃을 수 있었다.
김상욱은 이날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몰아쳤다. 1라운드 시작부터 앞발을 사용하며 거리를 벌린 다음 적극적인 테이크 다운으로 바로 그라운드 싸움을 시도했다
경기 시작 30여초도 지나지 않아 상대를 철장으로 몰아붙인 그는 1라운드 내내 끈질기게 탑 포지션을 유지하며 우위를 이어갔다. 막판 안재영이 일어났으나 제대로 반격하지 못하며 김상욱의 공세가 이어졌다.
2라운드는 스탠딩 상황에서 타격전이었다. 김상욱이 몰아쳤으나 안재영이 날랜 훅으로 반격했다. 잠시 휘청한 김상욱은 클린치를 통해 추가 피해를 막으며 체력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
체력을 회복한 김상욱은 안재영을 넘어트리며 자신의 장기인 그라운드 싸움으로 다시 승부를 걸었다. 2라운드도 김상욱이 우위에 선 채 마무리됐다.
앞선 라운드처럼 3라운드도 안재영은 스탠딩 위주의 타격을 시도했다. 단 이버네는 김상욱도 적극적인 킥을 통해 상대의 접근을 막으며 계속 점수를 벌었다. 이어 안재영의 자세가 무너지자 바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해서 다시 한 번 그라운드 지옥을 선사했다.
연이은 그라운드 공세에 안재영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대로 경기는 김상욱이 탑 포지션에 선 채 마무리됐다.
경기 후 김상욱은 "기분이 좋다. 최근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때 오히려 차분해졌다"라면서 "길어봤자 20초도 안 되는 시간에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사실 그때보다 지금 상황이 전혀 믿기지 않고 꿈인 것 같다. 그래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면 진짜 챔피언이 됐다는 실감이 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상욱은 "습격 사건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베스트 컨디션으로 당당하게 경기에 나선다는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챔피언이 된 소감에 대해 묻자 김상욱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패하며 내가 재능이 없냐라고 고민했다. 그래도 그때의 패배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라면서 "포기하지 않아서 챔피언이 될 수 있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상욱은 "김동현 관장님과 동료들, 친구들, UDT 동료들, 강철 부대 팀원에 감사하다. 사실 운이 좋아서 챔피언이 됐다. 그래도 챔피언인 만큼 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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