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승 레전드의 족집게 분석…‘방출 2번’ 39세 베테랑이 부활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5.03 03: 39

2번의 방출을 딛고 프로 21년차를 맞아 회춘투를 펼치고 있는 고효준(39·SSG). 그 뒤에는 KBO리그 통산 134승에 빛나는 SSG 김원형 감독의 족집게 분석이 있었다.
고효준은 올 시즌 7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0(8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LG에서 방출될 때만 해도 은퇴 기로에 놓였지만 연봉 4000만원에 친정 SSG에서 현역을 연장한 뒤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되찾았다. 사실 그 전에 롯데에서 방출된 뒤 2021시즌 LG에서 3경기 출전이 전부였기에 이번 부활이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대체 무엇이 바뀐 것일까.
지난 1일 인천에서 만난 김원형 감독은 “우리 팀에 오기 전까지 몸 상태, 구위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제구에 항상 불안 요소를 갖고 있었다. 그 부분만 해결되면 충분히 지금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과 경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며 “올해 다행히 제구가 잡히면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구속도 145km가 나오고, 구위도 물론 20대 때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SSG 고효준 / OSEN DB

고효준은 2002년 롯데 2차 1라운드 6순위로 입단해 SK, KIA, LG 등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21년차 베테랑. 이미 모든 습관이 굳어질 대로 굳어진 그에게 사령탑은 돌연 변화구 위주의 패턴을 주문했다. 김 감독은 “효준이는 지금까지 매 번 직구 스트라이크 확률이 떨어졌다. 항상 2볼로 시작하는데 그럴 거면 차라리 2스트라이크까지 변화구를 던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선수에게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배터리코치, 투수코치를 통해 이 부분을 주문했다. 발상의 전환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SSG 고효준 / OSEN DB
김 감독은 구체적으로 “투수코치를 통해 마운드에 올라가서 고개를 흔들지 말고 포수를 믿으라고 주문했다”며 “변화구를 던지면서 선수가 자신감을 얻지 않았나 싶다. 데이터를 봐도 총 투구수에서 변화구 비율이 엄청 높아졌다. 그 동안 제구가 불안해서 믿음을 갖지 못했는데 이제는 제구에 자신감이 생겼고, 직구까지 덩달아 살아났다. 변화구 또한 각도를 볼 때 타자가 치기 쉬운 구종이 아니다. 이제 믿음이 간다”고 흡족해했다.
SSG는 고효준의 변화를 발판 삼아 퓨처스리그에도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을 도입하는 플랜을 고려 중이다. 파이어볼러 유망주로 팀에 입단해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지속될 경우 직구가 아닌 변화구를 통해 발전을 도모하자는 의도다.
김 감독은 “파이어볼러 유망주들이 입단 후 5년이 지났는데도 제구가 안 잡히면 발상을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직구가 아닌 변화구 구종을 연습시켜서 패턴에 변화를 주자는 것이다”라며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면 생각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변화구 투수를 만든다는 건 아니다. 변화구를 통해 다른 장점을 살리면 어떨까 싶다. 현재 투수코치들과 이런 내용을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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