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은영이 ‘골 때리는 그녀들’ 리그전 후 약 두 달 만에 FC 아나콘다 멤버들과 만났다. 게다가 아들을 출산한 뒤 첫 외박.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과 눈물을 흘리던 멤버들과 재회한 박은영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4일 첫 방송된 SBS 새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외박’에서는 FC 아나콘다 멤버들이 다시 모여 한적한 시골로 떠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FC 아나콘다 멤버들은 슈퍼리그 진출 실패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1승을 꿈꿨지만 5전 전패로 마무리한 리그전이 끝나고 모인 FC아나콘다 멤버들은 묵은 체증을 풀어줄 한풀이 하우스에 도착해 점심을 맛있게 먹고, 신아영의 임신 소식을 접하고, 다양한 게임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방송 후 OSEN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박은영은 “비록 방송이지만 덕분에 아이 않고 첫 외박을 할 수 있었다. 일하러 가는 마음이 아니라 진정 힐리아고 소풍가는 마음으로 다녀왔는데, 시청자 분들이 어떻게 보셨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개인적으로 축구하는 모습이 아닌, 방송인 박은영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축구할 땐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서 욕도 많이 억었는데, ‘골때박’은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라운드가 아닌 여행으로 뭉친 FC 아나콘다. 박은영은 “여자 아나운서들끼리 친하기가 사실 쉽지 않다. 둘, 셋 친한 사이는 있어도 7명이 다 한마음이긴 힘든데, 축구 시작부터 끝까지 비록 승리는 없지만 함께한 시간들이 있었기에 시골에서 만나도 더욱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시 축구장이 아닌 곳이라 그런지 마음과 얼굴에 여유와 편안함이 넘쳐 보였고, 리그 중에는 매일 만났는데 폐막식 후 오랜만에 만나 더 반가웠다”고 이야기했다.
슈퍼리그 진출 실패, 전패 탈락이라는 아쉬움은 진했다. 박은영은 “1승이 목표였기에 진출까지는 꿈도 꾸지 못했다. 아쉬움이 가장 컸을 때는 개벤져스와 마지막 경기였다. 수비가 아무도 없었고 단독 찬스가 있었는데 자신감 부족과 실력 부족으로 좋은 기회를 날렸을 때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 골을 넣었다면 1승을 챙길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골때녀’ 이후 박은영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박은영은 “일단 축구에 대한 마음가짐이 완전 달라졌다. 저에게 축구는 보는 스포츠였는데, 이제는 직접 뛰는 스포츠라는게 아직도 신기하다. 전에는 맥주에 과자를 먹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관전했다면, 이제는 매 장면 매 순간 선수들의 움직임과 볼컨트롤, 슈팅을 분석하며 본다. 어떤 분들은 댓글에 그동안 방송에서는 새침해 보였는데, 승리를 향한 집념과 운동신경에 놀랐다고 말씀해주시는 팬분들이 계신다. 그리고 ‘골때녀’를 한 뒤엔 마주치는 남성분들마다 조언을 해주는게 넘 재밌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훈련과 개인레슨을 같이 하고 있다. 축구는 팀스포츠이니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전략도 중요한데, 팀 훈련때는 저에게 부족한 걸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니 개인레슨을 통해 메우고 있다. 남편은 일단 제가 마음 편히 훈련할 수 있도록 범준이 육아를 담당해주고, 가끔 같이 연습도 해준다. 어릴 적에 차범근 축구교실을 다녔다고 하는데, 확실히 저보다 잘하더라”고 웃었다.
특히 박은영은 “성인이 되고 나서는 정말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들만 골라서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기지 않느냐. 일 외엔 무언가를 억지로 못하는 걸 해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저 역시 제가 소질있고 잘하는 것들만 골라 해서 큰 어려움도 그만큼의 열정도 없이 정말 취미로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즐겼다. 그런데 축구라는 걸 하게됐고, 제작진과 첫 인터뷰 때도 얘기했지만 운동 신경이 좋아서 축구도 잘할 줄 알았다. 근데 막상 해보고는 발로 공을 다루는 것엔 정말 재능이 없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것이기에 악착같이 연습하고 성장해나가야 했는데, 뭔가 좀 될 것 같은 상황에서 모든 경기가 끝나버려서 아쉽기도 했다. 부상을 당하고 회복하는 동안 다시 뛸 수 없을 정도로 축구가 무서웠는데, 막상 그라운드에 들어가니 다시 열정적으로 뛰는 저를 발견하고는 더욱 승부욕이 불타올랐던 거 같다. 제가 마흔에 축구때문에 이렇게 가슴앓이를 할 줄 몰랐다. 제가 종종 애증의 축구라고 얘기하는데, 엄청난 짝사랑을 하고있는거 같다. 이제 저에게 축구는 정복해야할 산이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은이라는 시조의 한 수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다시 멤버들과 모인 박은영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한풀이라고 방송 시작에 자막으로 나가던데, 저에게는 한풀이보다는 정말 소풍이다. 작년 가을부터 매일 만나 훈련만 하고, 코로나 때문에 회식도 한번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좋은 곳에서 보낼 수 있게 되어 그 시간만큼은 축구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었다. 정말 잘 놀고 잘 웃는 우리 멤버들인데, 축구 하는동안 꼴찌와 전패라는 압박때문에 늘 긴장한 모습만 보여드렸으니 외박에선 제대로 놀아보자는 각오가 컸다”며 “너무 값진 시간이었던만큼 모두 다 기억에 남는다. 그 중에서도 리그 중에 경기만 집중하느라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얘기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사실 촬영 중간 방에서 쉬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얘기하는데, 오정연 선배는 잘 못해서 자책하는 제 모습마저 부러웠다고 얘기했을 때가 정말 마음아프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은영은 “편집돼서 나가지 않았지만, 육아하며 훈련하는 워킹맘이다보니 축구할 땐 아이생각, 육아할 땐 축구 생각에 둘 다 제대로 못했던 게 아쉬움이 커요. 저도 자신있는 플레이가 나올 때까지 연습벌레처럼 축구장에 있고 싶었는데, 상황이 그렇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쉽게 갈 수 있는 플레이들을 제가 마무리가 부족해서 다른 선수들을 어렵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함도 크다. 축구는 팀스포츠인 만큼, 제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바람에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함이 더 큰 것 같다. 그래도 싫은 내색이나 탓하지 않고 위로해주고 토닥여준 우리 아나콘다 멤버들 모두 고맙고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시즌에서 FC 아나콘다를 다시 볼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축구에 푹 빠진 박은영은 훈련을 계속 하며 성장 중이다. 박은영은 “제가 너무 답답한 마음에 김보민 선배에게 넋두리를 했는데, 김남일 감독님께서 축구는 반복훈련만이 답이라고 하시더라. 범준이가 요즘 어린이집을 잘 다녀주고 있어서 그 시간 매일매일 훈련하고 있으니 지난번 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않을까 저도 기대한다. 이현이도 저에게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 같다며, 제가 가진 장점(위치선정이나 체력, 스피드)을 잘 살리고 부족한 점(슈팅이나 볼터치)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훨씬 좋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조언해주더라. 이런 조언들을 바탕으로 집중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은영은 “저희가 꼴찌 팀이라 더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분들께 보답하기 위해 아나콘다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슈퍼리그 진출이라는 큰 목표보다, 필드골과 첫승이 목표다. 시청자분들도 성장해나가는 아나콘다의 모습을 기대하실테니 지난 시즌의 실망감 안겨드리지 않도록 하겠다. 끝까지 응원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골 때리는 외박’은 가구 시청률 3.8%(수도권 기준), 2049 시청률 1.7%를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은 4.6%까지 치솟았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