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퓨처스 3할→2년 만에 데뷔, 우승팀 외야에 대졸 샛별이 떴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5.06 05: 22

디펜딩챔피언 KT 위즈 외야에 모처럼 장래가 촉망한 대졸 샛별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지난해 육성선수로 입단해 2년 만에 1군 데뷔를 이뤄낸 전진영(24)이다.
전진영은 롯데와의 어린이날 시리즈 첫날인 지난 3일 7회 황재균의 대주자로 감격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8회 타석에도 등장해 롯데 베테랑 투수 김대우를 상대로 1루수 직선타를 기록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 투심을 제대로 공략했지만 야속하게도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전진영은 “관중이 있는 경기는 처음이었다. 벤치에 있을 때는 재미있었지만 경기 준비를 하면서 긴장이 됐다”며 “대주자로 처음 나갔을 때 머릿속이 백지상태였다. 이후 타격 기회까지 찾아왔는데 타석에 있을 때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 걸 듣고 데뷔가 실감났다. 긴장도 되면서 재미도 있었다”라고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KT 전진영 / OSEN DB

전진영은 성남고-경희대를 나와 지난해 육성선수로 KT맨이 된 우투좌타 외야수다. 육성선수 신분임에도 지난해 퓨처스리그서 많은 기회를 얻으며 76경기 타율 3할1푼 22타점 7도루로 두각을 드러냈고, 올해도 15경기 타율 3할 1홈런 8타점 활약 속 입단 2년 만에 이강철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처음 1군 등록 소식을 접한 건 지난달 말. 전진영은 “가족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1군에 등록된다는 전화가 왔다. 너무 기뻤다”면서도 “곧바로 긴장이 돼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일단 너무 좋아서 지인들과 과거 은사님들께 문자, 전화를 돌렸다”고 말하며 웃었다. 4월 30일이 생일인 그에게 1군 콜업 소식은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됐다.
어떻게 육성선수가 입단 2년 만에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을까. 전진영은 “육성선수라서 작년에 경기를 많이 못 뛸 줄 알았는데 서용빈 2군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셨다. 사실 난 프로에서 아예 야구를 못 할 줄 알았다”며 “지난해 2군에서 너무 재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대졸에 나이도 있어서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로 야구를 했다. 힘든 건 없었다”라고 되돌아봤다.
KT 전진영 / OSEN DB
그러면서 “2군에서 서용빈 감독님이 부족한 점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1군 와서도 전화로 첫 타석 들어가기 전에 소리를 지르고 들어가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며 “그밖에 경희대 김도완 감독님, 성남고 박성균 감독님에게도 감사드린다. 김도완 감독님은 한 때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을 때 날 잡아주신 분이다”라고 과거 은사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1군에 오니 박경수, 박병호, 배정대, 배제성 등 성남고 출신 선배들이 열렬한 환대를 해줬다. 전진영은 “(배)정대 형이 글러브, 장갑, 배트, 스파이크 등 각종 장비를 주셨다. (박)경수 선배님은 주장이라서 잘 챙겨주셨고, (박)병호 선배님은 초, 중, 고 모두 선배님이신데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하라고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전진영은 자신의 장점으로 적극적인 플레이를 꼽았다. 그는 “타격은 (조)용호 형처럼 정확하고 끈질긴 스타일이다. 수비는 앞에 오는 타구에 슬라이딩을 망설이지 않고 거침없이 한다. 파이팅이 넘친다. 고교 때 좌익수, 대학교 때 중견수를 봐서 외야 포지션은 모두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롤모델로 배정대를 꼽은 전진영의 향후 목표는 1군 생존이다. 비교적 빠른 시기에 데뷔를 하며 1군의 매력 또한 일찍 느꼈다. 그는 “1군에 와보니 배울 게 너무 많다. 경기를 뛰어보니 왜 1군에서 뛰어야하는지를 알게 됐다. 관중도 있고 야구도 더 재미있다”며 “앞으로 1군에 최대한 오래 붙어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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