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홈런 치는 1번타자가 생겼다. 안치홍(32)이 1번 타순에서만 홈런 4개를 치며 20홈런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안치홍은 13일 대전 한화전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2회 만루 홈런을 치며 롯데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 선발 박윤철의 3구째 몸쪽 높은 142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15m, 시즌 5호 홈런. 안치홍의 개인 통산 8번째 만루 홈런으로 경기 초반 흐름을 일찌감치 롯데로 가져왔다. 3회 2사 2루에서도 신정락에게 중전 적시타를 친 안치홍은 5회 주현상에게 우측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개인 한 경기 최다 6타점 경기로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하나 모자랐다.
경기 후 안치홍은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만 남겨둔 적이 몇 번 있었다. (8회) 마지막 타석에 사이클링 히트를 노린 건 아닌데 상대 투수가 (사이드암) 강재민이라 우측 방향을 생각하고 쳤다. 3루타를 노린 건 아닌데 (사이클링 히트가) 잘 안 됐다”고 말했다. 강재민에게 1루 땅볼로 아웃된 안치홍은 8회 수비 때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낯설었던 1번 타순도 이제 제법 잘 어울린다. 지난달 30일 잠실 LG전부터 최근 11경기 포함 1번 타순으로 나온 12경기에서 50타수 15안타 타율 3할 4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올해 홈런 5개 중 4개가 1번 타순에서 친 것이다. 홈런 치는 1번타자로 자리잡았다.
안치홍은 “그동안 1번 타순에서 많이 쳐보지 않았다. 생소하진 않지만 내게 완벽하게 맞는 자리라는 생각은 아직 안 든다. 전통적인 1번타자들처럼 출루율이 높고, 볼넷을 많이 나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타석에서 허투루 죽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1번 타순이지만 안치홍의 타격 어프로치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힘 있는 중장거리 타구를 날리고 있다. 5월 10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쳤고, 산술적으로 20홈런이 가능한 페이스다. KIA 시절인 지난 2017~2018년 각각 21개, 23개로 2년 연속 20홈런을 넘긴 바 있다.

하지만 안치홍은 섣불리 20홈런을 장담하지 않았다. 그는 “공인구가 잘 튀지 않는 느낌이다”고 말한 뒤 “사직구장이 워낙 커졌다. (홈플레이트를 뒤로) 당긴 것만 했으면 모르겠는데 펜스를 높인 것이 크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넘어가지 않는다. 펜스 높이에서 구장이 커진 게 체감이 든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사직 홈구장을 리모델링했다. 홈플레이트를 백스톱 쪽으로 2.884m 당겨 홈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중앙 118m에서 120.5m로, 좌우 95m에서 95.8m로 멀어졌다. 펜스 높이도 기존 4.8m에서 6m로 더 높아졌다. 예년 같았으면 홈런이 됐을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펜스 철조망에 걸린다. 안치홍도 몇 번 있었다.
올해 안치홍이 친 홈런 5개 모두 원정 15경기에서 나왔다. 홈 17경기에선 홈런이 아직 없다. 안치홍만 그런 게 아니다. 롯데 타자들은 원정 17경기에서 17홈런을 쳤지만 홈 18경기에선 7홈런에 그치고 있다. 이대호와 한동희가 3개씩 쳤고, 전준우가 1개를 넘겼다. 이 기간 원정팀 타자들도 홈런 7개로 롯데 타자들과 같다.
안치홍은 “구장이 바뀐 것에 대한 유불리는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상대 팀들도 똑같은 조건에서 하는 것이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올해는 내가 못 친 날에도 팀이 이기면 너무 좋다.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 지난주 연패도 있었지만 분위기 처지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 어제(12일 NC전)도 아쉽게 지긴 했지만 끝까지 쫓아갔던 부분을 좋게 생각했다. 오늘 승리로 연패에 들어가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