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거포’ 박병호(36·KT 위즈)의 홈런왕 도전을 그 누구보다 응원하는 선수가 있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됐지만 선배를 향한 옛정까지 바뀔 순 없었다.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타자 이정후(24)는 최근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 홈런왕은 꼭 박병호 선배님이 차지하셨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이정후와 함께 키움의 중심타선을 맡았던 박병호는 지난 스토브리그서 3년 총액 30억원에 KT로 FA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시즌이 약 25% 정도 흐른 가운데 박병호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현재 36경기 타율 2할7푼3리 12홈런 33타점 장타율 .594의 파괴력을 선보이며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 지난해 타율 2할2푼7리 20홈런 부진 속 에이징커브가 의심됐지만 호쾌한 스윙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박병호는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였다. 2012년부터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2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고, 당시 2년 연속 50홈런을 비롯해 4년 연속 홈런왕을 거머쥐었다. 국민거포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바로 이 시기다. 메이저리그에 잠시 다녀온 뒤에도 2년 연속(2018~2019) 30홈런으로 KBO 대표 4번타자의 명성을 이어갔다. 그런 그가 KT 이적을 전환점으로 삼고 명성을 되찾은 것이다.

이정후에게 박병호는 남다른 선배이자 멘토다. 2017 1차 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한 이후 작년까지 5년 동안 박병호라는 든든한 선배에 의지하며 프로에 적응했고, 또 그 덕분에 지금과 같은 대선수가 될 수 있었다. KT 이적이 확정된 뒤 박병호와 통화를 하며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선배를 향한 애정이 남다르다.
때문에 이정후는 그 누구보다 박병호의 부활이 반갑다. 존경하는 선배가 에이징커브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 다시 홈런을 펑펑 터트리는 모습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정후는 “박병호 선배님이 홈런을 칠 때마다 문자와 전화를 드린다. 선배님도 고맙다고 말씀해주신다”며 “작년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선배님이 야구를 오래 하셨으면 좋겠다. 지금 벌써 홈런을 10개나 치셨는데 꼭 올해 홈런왕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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