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텀급 전 챔피언 김수철(31, 원주 로드짐)은 지난 14일 굽네 ROAD FC 060 (대회장 ㈜태왕 노기원)에서 치러진 박해진(30, 킹덤MMA)과의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승리하며 로드FC 최초 2체급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김수철은 “벨트가 저한테 이렇게 온 것만 해도 그냥 감사할 따름이다. 그전에 벨트 땄던 것들도 운이 좋게 땄던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모든 상황들이 참 감사하게 돌아갔다.”며 치열한 사투 속에서 챔피언 벨트를 들어 올린 소감을 전했다.
김수철은 27살이란 젊은 나이에 2010년 일본 라이징 온, 2012년 싱가포르 원챔피언십, 2017년 로드FC까지 총 3개의 격투기 단체 챔피언 자리에 오른 대한민국 MMA 레전드다. 박해진과의 타이틀전에서도 승리, 챔피언 벨트 4개를 손에 넣어 ‘아시아 최강’이란 별명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수철에게 박해진과의 타이틀전은 큰 의미가 있었다. 4년 전 밴텀급 챔피언 김수철은 공황장애로 인해 은퇴를 했지만 격투기 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복귀를 선언하며, 박해진과 페더급 타이틀전을 하게 됐다. 복귀전에서 밴텀급(-61.5kg)에서 페더급(-65.5kg)으로 월장하여 박해진과 페더급 챔피언 벨트를 두고 대결을 펼쳤지만 패배했다.
김수철은 신장 170cm에 평소 체중이 67~68kg에 불과하지만, 박해진의 신장은 176cm에 평소 체중이 76kg 정도로 김수철에겐 신체조건에서 불리한 대결이었다. 김수철은 패배의 쓴맛을 딛고 다시 한번 박해진을 상대로 챔피언 벨트를 가져오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견뎌낸 결과 로드FC 최초로 2체급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게 됐다.
김수철과 두 번에 걸쳐 챔피언 자리를 두고 경기한 박해진은 김수철의 도전을 받아주지 않을 수 있었지만 챔피언답게 대인배 마인드로 김수철의 도전을 받아 주었다. 주짓수 블랙벨트인 박해진은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실력 또한 챔피언에 걸맞았다.
박해진은 하체 관절기와 다채로운 공격을 시도하며 김수철을 압박했지만 김수철이 카프킥, 바디킥 등의 기술을 사용하여 시선을 아래로 쏠리게 한 후 2라운드에 김수철이 하이킥을 적중시키면서 박해진이 그로기 상태(비틀거리는 상태)에 빠졌다.
그로기 상태에 빠진 박해진은 연이은 펀치를 허용하면서 TKO 패를 당했다. 박해진은 페더급 챔피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며, 많은 격투기 팬들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고 있다.
김수철은 “어느 정도 전략을 짜고 있었다. 아래쪽으로 사람의 신경이 가면은 위에가 좀 비게 된다.”며 “1라운드 쉬는 시간 끝날 즈음에 (이)윤준이 형님이 작은 목소리로 ‘왼발 하이킥 한 번 쳐봐 이번에 타이밍이 맞을 거 같아’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코치가 주문 한번 해봤으니까. 믿어보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고 전략에 관해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수철은 “항상 응원해 주시고 로드FC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 축복이 있기를 바라고, 다음번에도 좋은 경기로 보답하도록 하겠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