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잘됐다" KIA 떠난 이적생 4인 '뜨겁다'...환경 변화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5.23 03: 36

선수에게 환경 변화는 새로운 자극이자 동기 부여로 작용한다. 성장이 정체되거나 팀 내 입지가 좁아진 선수들에게 트레이드는 커리어의 터닝 포인트가 되곤 한다. 트레이드의 순기능이다. 
올 시즌 트레이드로 KIA를 떠난 선수들이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KIA에선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입지가 애매해진 선수들이 새로운 팀으로 옮긴 뒤 기회를 살리고 있다. KIA에서도 충분히 써볼 만큼 써보고 기회를 준 선수들이고, 대체 자원도 넉넉해 아쉬울 게 없다. 오히려 데리고 있었으면 시간만 죽였을 선수들의 길을 열어줬다. 
지난달 23일 KIA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투수 이민우(29)와 외야수 이진영(25)이 대표적이다. 이민우는 올해 KIA에서 1군 1경기 등판에 그쳤고, 이진영은 아예 2군에만 머물렀다. KIA에서 이민우는 수년간 긁어볼 만큼 긁어본 유망주였고, 이진영도 올해 FA 나성범과 예비역 김석환의 가세로 입지가 좁아져 있었다. 

이민우, 이진영, 김민식, 김태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OSEN DB

트레이드는 두 선수에게 기회였다. 이민우는 이적 후 8경기(2선발)에서 1승 평균자책점 3.38로 반등에 성공했다. 불펜으로 던지다 지난주 선발로 2경기 등판해 지친 한화 마운드에 숨통을 틔웠다. 이진영도 20경기 타율 2할4푼6리 15안타 4홈런 12타점 장타율 .508로 활약하며 한화 외야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이민우는 “KIA에서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잘 안 되다 보니 다른 팀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기대만큼 못해 KIA에 죄송하기도 했고, 새로운 팀에서 한 번 해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트레이드가 돼 좋았다. 기술적으로 크게 바뀐 건 없고, 마음이 편해졌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영도 “KIA 시절 코치님들이 ‘이제 열심히 할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잘해야 할 때’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 진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절박하게 뛰고 있다. 
한화 이진영-이민우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달 24일 포수 박동원의 반대 급부가 돼 KIA에서 키움으로 옮긴 김태진(27)도 성공적인 케이스. 트레이드 전까지 부상이 겹쳐 KIA에서 1군 7경기 출장에 그쳤다. 특급 신인 김도영의 가세와 3루수 류지혁의 건강 회복으로 팀 내 입지가 좁아졌지만 트레이드 후 키움에서 17경기를 뛰며 타율 2할8푼6리 3타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주 6경기 타율 3할2푼 상승세. 포수, 유격수 빼고 내외야 6개 포지션을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로 자리잡았다. 
지난 2020년 8월 NC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경험이 있는 김태진은 “좋은 전환점이 된 것 같다. 내가 필요가 없어져서 트레이드를 하는 게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팀으로 가는 것이니 좋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KIA 시절 이민우, 이진영, 김민식, 김태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OSEN DB
박동원의 가세로 KIA에서 주전 자리를 내놓았던 포수 김민식(33)도 지난 9일 SSG로 트레이드돼 다시 주전 기회를 잡았다. SSG 이적 후 10경기 중 8경기를 선발 포수로 출장, 타율 3할9푼1리 9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KIA에 있었더라면 이렇게 많이 뛰지 못했을 것이다. 주전과 백업의 동기 부여는 완전히 다르다. SSG의 포수 고민을 해소한 김민식은 팬덤의 지지까지 받으며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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