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구에 첫 완투 기회 빼앗긴 투수, 야박한 감독 '악수 거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5.23 04: 33

데뷔 첫 완투승 기회를 빼앗긴 투수 알렉 마노아(24·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교체를 위해 악수를 청한 찰리 몬토요(57) 토론토 감독을 외면했지만 결정을 바꿀 순 없었다. 
마노아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토론토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승(1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1.62로 낮췄다. 
8회까지 투구수가 83개밖에 되지 않았다. 8회 2사 후 타일러 네이퀸의 번트 타구를 직접 처리한 마노아는 3루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검지손가락을 펴 보였다. 9회 마지막 이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알렉 마노아가 찰리 몬토요 감독에게 공을 넘기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몬토요 감독은 냉정했다. 덕아웃에 온 마노아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교체를 알린 것이다. 마노아는 몬토요 감독의 악수를 애써 외면한 채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피트 워커 토론토 투수코치가 마노아를 달래줬지만 굳은 표정은 그대로. 조지 스프링어 등 동료들이 어깨를 두드리며 마노아를 격려해줬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마노아는 커리어 27경기 동안 완투가 없었다. 지난해 9월1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8이닝이 개인 최다 이닝. 당시 1피안타 1사구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을 할 기세였지만 투구수 97개에 교체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투구수 83개로 충분히 한 이닝 더 던질 만했다. 
[사진] 알렉 마노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몬토요 감독은 “마노아의 그런 모습이 좋다. 1회든 6회든 7~8회든 그는 교체되길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잘하는 것이다”며 교체 이유에 대해선 “우리에겐 최고의 마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9회 올라온 마무리 조던 로마노가 3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승리를 지켰다. 시즌 14세이브째를 거둔 로마노는 아메리칸리그(AL) 이 부문 1위 질주. 
교체 결정에 아쉬워한 마노아도 9회 승리가 확정된 순간에는 표정을 풀었다. 어린 아이 같은 미소로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인터뷰에서도 마노아는 “몬토요 감독도 내가 얼마나 경쟁심 있는지 알고 있다. 다만 우리는 최고 마무리를 갖고 있다. 내 투구수가 몇 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몬토요 감독은 그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를 보호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 전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 알렉 마노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까지 마노아는 시즌 8경기에서 50이닝을 던지며 5승1패 평균자책점 1.62 탈삼진 43개를 기록 중이다. AL 평균자책점 2위, 다승 공동 2위, 이닝 5위에 오르며 사이영상 레이스에 본격 가담했다. 이날 멀티 홈런으로 마노아의 승리를 도운 토론토 유격수 보 비솃도 “마노아는 믿을 수 없는 선수다. 매 경기 나갈 때마다 승리하고 싶어 한다. 전염성이 있다”며 팀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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