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두산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 7연속 KS 명장의 냉철한 셀프 진단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5.27 14: 23

두산 김태형 감독이 냉철한 셀프 진단을 통해 현재 베어스의 객관적 전력과 향후 추구해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잇따른 전력 유출로 인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높아진 기대치를 조금은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김 감독은 두산 왕조 시대를 활짝 연 장본인이다. 부임 첫해(2015년)부터 작년까지 한해도 빠지지 않고 한국시리즈를 밟으며 7년 연속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고, 그 사이 통합우승 2회(2016, 2019), 한국시리즈 우승 3회(2015, 2016, 2019)를 이끌었다. 김 감독의 통산 성적은 1053경기 609승 426패 18무 승률 .588에 달한다.
김 감독은 별다른 FA 보강 없이 지금의 위닝팀 두산을 만들었다. 오히려 연례행사와 같은 전력 유출에도 특유의 육성 능력을 발휘해 매년 최고의 무대를 밟았다. 선물 받은 FA는 부임 첫해 장원준이 유일하며, 이후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최주환, 오재일, 이용찬, 박건우 등 주축 선수들이 연이어 팀을 떠나는 사태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들을 대체할 백업 자원들을 매 년 키워내며 왕조를 줄곧 유지했다. 

4회초 이닝종료 후 두산 김태형 감독이 수비교체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2.05.26 / soul1014@osen.co.kr

하지만 부임 8년차인 올해는 왕조의 근간인 화수분야구가 좀처럼 발휘되지 않고 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명장도 잇몸야구에 한계를 느끼는 모습. 그래도 5월 중순까지 백업들의 활약 속 선두 경쟁 돌풍을 일으켰으나 최근 11경기 2승 1무 8패의 부진을 겪으며 5할 승률(22승 1무 22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순위는 4위 LG에 2.5경기 뒤진 공동 5위.
사령탑의 최대 고민은 타격이다. 한때 막강 화력을 뽐냈던 두산답지 않게 팀 홈런(18개)과 장타율(.337)이 모두 리그 최하위에 그쳐 있다. 반면 병살타는 KIA와 함께 공동 1위(42개)다. 26일 대전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타선이 전반적으로 연결이 잘 안 된다. 될 수 있으면 주자를 득점권에 위치시키려 하는데 그 이후 장타, 연타가 쉽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경기종료 후 두산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5.26 / soul1014@osen.co.kr
2년차 외야수 강현구 콜업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김 감독은 “안타 3개를 쳐야 1점이 나는 상황이라 힘 있는 타자가 필요했다”라며 “강현구의 경우 2군에서 타율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힘과 파이팅이 넘치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한다.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현구는 25일 1군 데뷔전에서 안타와 사구로 멀티출루에 성공했다.
그러나 역으로 보면 두산은 지금의 전력으로 5할 승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5할 승률은 가을야구 진출을 의미하는 지표. 전력 유출과 주전들의 줄부상 속 강승호, 안권수, 조수행, 양석환, 안재석, 최승용, 정철원 등 새 식구들이 곳곳에서 자기 역할을 해낸 결과다.
김 감독은 “현재 우리 전력을 보면 절반 이상이 외부에서 온 선수 또는 백업이다. 그들이 기존 FA로 떠난 선수들 자리를 메우고 있다”라며 “따라서 지금 두산은 예전의 두산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시즌 초반에도 언급했듯 우리는 지금 새로운 팀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그래도 다행히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24-3이라는 역대급 스코어로 슬럼프를 확실히 털어냈다. 부진했던 호세 페르난데스가 6안타로 중심을 잡은 가운데 안권수가 4안타, 양석환, 허경민, 정수빈이 3안타로 지원 사격했다. 부상 복귀한 양석환의 2경기 연속 홈런과 4번타자 김재환의 7경기만의 홈런도 향후 반등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었다.
김 감독은 “양석환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김재환도 최근 감이 좋다. 올해 부진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김재환은 김재환이다”라며 “앞으로 보다 나아진 공격력을 기대해 본다. 아니 나아지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