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박찬욱과 배우 송강호가 칸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올해 경쟁 부문에 진출한 두 편의 한국영화가 본상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한국영화의 위상을 전세계에 과시했다.
28일 오후 8시 30분(현지 시간)부터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이 진행됐다. 이날 '헤어질 결심' 팀, '브로커' 팀이 폐막식에 참석해 수상 가능성을 높였던 바.
먼저 송강호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1991년 연극으로 데뷔한 후 31년 만에 칸영화제에서 처음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것.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7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송강호도 함께 기쁨을 누렸지만, 남우주연상은 그만의 의미가 남다르다.
이날 송강호는 "너무 감사하다"는 말로 무대 위에서 소감을 시작했다. 끓어오른 눈물을 삼키며 꿋꿋하게 소감을 이어간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배두나, 강동원, 아이유, 이주영 배우와 이유진 (제작사)대표님에게 감사드린다"며 "오늘 가족들도 함께 왔는데 제게 뜻깊은 선물이 된 거 같다"고 인사했다.
송강호가 출연한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 ENM)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 송강호는 극 중 이혼 후 세탁소를 운영하는 상현 역을 맡았다.
지난 26일 오후 7시(현지 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브로커’의 월드 프리미어로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났다. 이 작품이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송강호가 전 세계 남배우들과 경쟁한 셈이다.
그런가 하면 박찬욱 감독이 영예의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앞서 영화 '올드보이'(2004)와 '박쥐'(2009)로 각각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던 바다. 무엇보다 박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이후 감독상은 사상 처음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날 무대에 올라 "너무 감사하다.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에게 너무도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박해일, 탕웨이 배우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진심을 담아 얘기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배급 CJ ENM, 제작 모호필름)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3일 오후 6시(현지 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헤어질 결심’의 월드 프리미어가 진행돼 공개 후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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