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금지 약물 복용으로 얼룩진 로빈슨 카노(40)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도 방출 수순을 밟을 듯하다.
미국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2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구단이 마이너 옵션을 통해 카노를 트리플A 엘파소로 내리는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5년차 이상 선수에겐 본인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없다. 선수가 이를 거부하면 구단은 로스터에서 제외해 방출 수순을 밟는다. 카노는 다시 FA가 된다.
카노는 지난 3일 뉴욕 메츠에서 양도지명(DFA) 처리된 뒤 9일자로 최종 방출됐다. 올해와 내년 2400만 달러씩 고액 연봉이 남았지만 메츠는 과감하게 이를 지불하면서 그를 방출했다.
이후 샌디에이고가 카노를 일할 계산한 최저 연봉으로 데려왔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골절상으로 개막부터 장기 결장 중인 가운데 내야 뎁스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카노를 지난 14일 영입했다.
그러나 극적인 부활 같은 스토리는 없었다. 샌디에이고 이적 후 12경기에서 33타수 3안타 타율 9푼1리 무홈런 1타점 1볼넷 10삼진 출루율 .118 장타율 .091 OPS .209로 참혹한 성적을 남긴 채 다시 방출 수순을 밟는다.
카노에겐 이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가 샌디에이고에서 마지막이 됐다. 2-5로 뒤진 9회 2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온 카노는 상대 투수 닉 위트그렌의 3구째 체인지업을 잘 밀어쳐 좌측 펜스 앞으로 보냈으나 뜬공으로 잡혔다. 샌디에이고는 2-5로 패했고, 카노와도 작별을 고하게 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투좌타 카노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2루수였다. 지난 2005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0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등 팀을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활약했고, 2013년 시즌을 마친 뒤 시애틀 매리너스와 10년 2억4000만 달러 계약으로 FA 대박까지 쳤다.
17시즌 통산 2257경기 타율 3할1리 2635안타 335홈런 1306타점 OPS .840을 기록한 카노는 올스타 8회, 실버슬러거 5회, 골드글러브 2회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명예의 전당 입성도 가능한 성적이지만 지난 2018년 시애틀, 지난해 메츠에서 두 차례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금지 약물 2차 적발 징계로 지난해 1년 통째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올해 징계가 해제돼 복귀했으나 1년 실전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채 2개 팀에서 방출될 만큼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 시즌 전체 성적은 24경기 74타수 11안타 타율 1할4푼9리 무홈런 4타점 3볼넷 21삼진 출루율 .182 장타율 .189 OPS .371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