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km' 에이스의 부정투구 논란, 외국인 감독들의 잇따른 어필 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09 09: 39

롯데 래리 서튼 감독에 이어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까지 제기한 부정투구 의혹. 두산 에이스 로버트 스탁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수베로 감독은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스탁의 투구 준비 동작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7일 잠실 두산전 1회초 종료 후 3루심에게 다가간 수베로 감독은 “스탁이 (글러브를 착용한) 손을 만지고 곧바로 공을 만지는 걸 목격했다. 이는 규칙 위반이다. 땀이든 침이든 유니폼에 닦은 뒤 공을 만져야 한다. 심판에게 계속 이 부분을 봐달라고 부탁했다”라고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은 “스탁이 이날 투구 과정에서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모아 글러브 입구 사이에 살짝 넣어 무언가를 만지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중계화면에도 해당 모습이 잡혔으니 직접 확인해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스탁이 글러브 안쪽의 이물질을 공에 묻혀 부정투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당당히 제기한 것이다.

2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 롯데 서튼 감독의 요청으로 심판진이 두산 선발 스탁의 손과 글러브에 이물질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2022.05.20 / dreamer@osen.co.kr

이는 얼마 전 롯데 서튼 감독의 항의와 궤를 같이한다. 서튼 감독 또한 지난달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2회 도중 스탁의 이물질을 의심하며 심판진에게 검사를 요청했다. 당시 스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고, 8일에도 3회를 마치고 주심에게 양 손과 글러브를 모두 검사받았는데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두 외인 감독이 의심했던 이물질이 그 어디에도 발라져 있지 않았다.
야구규칙 6.02 투수 반칙행위에 따르면 투수는 공, 손 또는 글러브에 침을 바르는 것, 공을 글러브, 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 공에 이물질을 바르는 것, 공을 어떠한 형태로든 훼손하는 것 등이 금지돼 있다. 만일 스탁의 왼손이나 글러브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면 수베로 감독의 말처럼 규정 위반이었겠지만 롯데전에서도, 한화전에서도 규칙을 어긴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결국은 스탁의 특정 투구 습관이 불러일으킨 오해로 풀이된다. 두 손가락을 글러브 안으로 집어넣는 부분이 두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수베로 감독은 “스탁이 미국에서 어떻게 던졌나 찾아봤는데 당시에는 그러지 않았다”라며 “미국 시절부터 생긴 습관이라면 고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의심될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 구단은 스탁의 동작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 이물질 자체를 바른 적이 없고, 잇따른 심판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스탁에게 문의한 결과 이전부터 본인이 갖고 있는 투구 동작의 일부라고 했다”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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