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하고 처음으로 박해일, 탕웨이와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칸 국제 영화제를 매료한 이 작품이 국내 관객들을 반하게 할 수 있을까.
9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네이버 나우 영화 ‘헤어질 결심’ 무비토크에 박찬욱 감독,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했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 개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 감독은 “’아가씨’ 이후 6년만에 만들었다. 팬데믹 기간에 극장을 갈 수 없던 시가기 있었다. 거리낌 없이 극장을 갈 수 있는 시기를 기다려서 개봉했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칸 국제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을 당시를 떠올렸다. 박 감독은 “송강호가 먼저 남우주연상을 받아서 정말 좋았다. 그래서 일어나서 기뻐했다. 박해일도 남우주연상 후보 였는데, 남의 영화 배우 상을 받은 것을 좋아했나. 저는 친구로서 좋아했다. 박해일 기분을 살폈다. 그래서 제가 상 받을 것을 생각 못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해일은 “박찬욱과 처음으로 작업해서 칸 국제 영화제 초대 받아서 간것 자체가 많은 선물이다. 수상에 대한 생각은 해 본 적은 없다. 시상식 전날 연락이 온다. 연락 받은 것만으로 기뻤다. 탕웨이는 아쉽게 참석하지 못했다. 배우 감독 모든 제작진에게 주는 찬사다. 그것만으로 행복했다. 해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인이 연달아 수상해서 국내 영화제 구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탕웨이는 여행하는 기분으로 ‘헤어질 결심’을 찍었다고 털어놨다. 탕웨이는 “낯설고 새롭다거나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한국에서 로케이션해서 찍은 작품이 처음이었다. 한국 여행 다니는 기분으로 돌아다녔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봤던 기억이 난다. 박찬욱 감독이 칸도 데려다 주셨다. 칸에 여러번 갔지만 이번에 처음 간 기분이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수사 멜로극이란 장르의 시작은 캐릭터와 노래였다. 박찬욱 감독은 “점잖고 용의자에 대해서도 친절하는 깨끗한 형사가 주인공인 수사 드라마. 정훈희가 부른 ‘안개’와 송창식이 부른 ‘안개’를 두 버전의 노래가 나오는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노래를 생각하면 로맨스가 떠오르고 두 가지를 합쳐서 영화를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배우의 연기다. 두 배우에게 포커스가 있다. 대화 장면도 많고, 말 없이 바라보는 장면도 있다.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은 뒷전이고 두 배우의 연기와 조연들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박해일과 탕웨이는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박찬욱의 눈빛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각본을 완성해서 매니저에게 보내주는게 보통의 캐스팅이다. 탕웨이가 거절하면 시나리오 쓰나 마나다. 헛수고 하기 싫어서 먼저 말로 캐스팅 제안을 했다. 박해일은 스케줄이 2편, 3편이 밀려있다는 소문이 났다. 먼저 선점을 해보려고 했다. 각본을 완성할 여유가 없었다. 말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눈빛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박해일과 탕웨이 캐스팅 이유도 밝혔다. 박 감독은 “’살인의 추억’ 이후로 여럿이 만난 자리가 있었다. 박해일은 맑은 영혼의 소유자다. 누구와도 다른 독특한 생각이 있다. ‘덕혜옹주’에서는 의젓한 기품을 발견했다. 그 점이 어울린다고 봤다. 탕웨이는 정서경 작가가 인터뷰에서 잘 말을 해줫는데,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때, 귀중하고도 은밀한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는 호기심이 들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탕웨이와 첫 호흡에 긴장감을 느꼈다. 박해일은 “탕웨이와 연기하는 것에 대해 기대감이 컸다. 한편으로는 탕웨이가 저라는 배우를 어떻게 생각하고 같이 연기하는데 있어서 부담은 없을까 조심스러워했다. 처음에는 탕웨이가 언어적인 부분들로 숙제가 있었다. 거기에다 작품을 보면 해내야할 진폭이 컸다. 제것도 해야되지만 감독님과 탕웨이와 잘 호흡해서 잘 시작하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탕웨이는 박해일을 사진만 보고도 마음에 들어했다. 탕웨이는 “사진을 봤을 때 해준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 장의 사진에서 귀족같은 기질 강한 눈빛 감성적인 면을 느꼈다”라고 했다.
박해일과 탕웨이를 이어준 것은 산책이었다. 박해일은 “탕웨이와 소통을 해야하는지 숙제가 있었다. 산책을 권유했다. 부산의 달맞이 고개 같이 걸어볼 생각 없냐고 매니저 통해서 물어봤다. 특별한 대화를 많이 한 것은 아니다. 같이 한 방향으로 걸었다. 절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있었다. 탕웨이가 절을 좋아한다. 저도 산책할 생각이 없느냐 했다. 유명한 암자를 같이 걸었다. 같이 걸었던 기억 난다. 한 방향으로 걷는 그 기운이 작품을 함께 걸어야하는 기분과 비슷했다”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탕웨이는 칸 국제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과 박해일의 다른 면모를 발견했다. 박찬욱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딸이 정말 좋다. 박해일은 다른 선배들과 같이 있을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라고 밝혔다. 박해일은 “송강호도 제가 봤던 모습이 아닌 모습으로 탕웨이를 대했다”라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의 가수 정훈희와 송창식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박찬욱 감독은 “힘들게 설득을 해서 정훈희와 송창식을 한 녹음실에서 녹음을 하게 했다. 그 순간에 영화 감독이 된 보람이 있다. 두 분이 함께 부르는 목소리를 듣게 됐다. 본편에서는 젊은 시절 정훈희의 목소리를 끝날 때는 성숙하고 인생의 여러 감정을 느껴보신 송창식과 정훈희의 듀엣을 들어볼 수 있다”라고 감탄했다.
탕웨이는 영화 촬영을 앞두고 번역기를 박해일과 박찬욱 감독에게 선물했다. 탕웨이는 “여러 버전의 번역기를 샀다. 이것이 가장 좋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감독님과 박해일에게 선물했다. 처음에는 잠깐 사용을 했는데, 번역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나중에는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놀았다”라고 전했다.
박해일은 영화 속 소품인 벨트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해일은 “해준은 총을 안차고 다닌다. 그게 차이라면 차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 캐릭터다. 총이 없이 운동화를 신고 뛰어다닌다. 그 벨트 속에 랜턴도 있는데, 랜턴에 대한 귀여운 장면이 있어서 벨트만 봐도 추억이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사랑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고 했다. 박찬욱 감독은 “복수극 안에 사랑 이야기를 얼마든지 넣을 수 있다. 제 영화들이 겉으로 보이는 인상을 제거하고 속을 자세히 들어다보면 사랑 이야기다. 제일 중요시 하는 게 유머다. 그 것을 보시면 제가 무슨 말씀을 하는 지 알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탕웨이와 박찬욱 감독은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따. 탕웨이는 “감독님이 보여줄 수 있는 요소를 정갈하게 담아낸 영화다. 감독님을 좋아한 분들이라면 놓쳐서는 안된다”라고 칭찬했다. 박찬욱 감독 역시 “탕웨이가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연기를 해냈다. 처절하다라고 할 수밖에 없을 만큼 노력했다. 우리가 하는 한국어와 억양과 발음이 다르다. 그게 매력적이다. 무심코 쓰는 한국어가 이런 면과 재미가 있다라는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볼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한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