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17시즌 통산 2258경기를 뛴 내야수 로빈슨 카노(40)가 마이너리그에서 다시 시작한다. 40살 불혹의 나이에도 은퇴를 하지 않고 재기를 향한 몸부림을 계속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 소속의 카노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앨버커키 아이스톱스와의 홈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다.
1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린 카노는 이후 4타석에서 유격수 땅볼, 헛스윙 삼진, 3루 땅볼,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모처럼 치른 마이너리그 경기를 마쳤다.
카노는 마이너리그와 거리가 먼 선수였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지난 2001년 1월 뉴욕 양키스와 아마추어 FA 계약을 맺은 카노는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17시즌 통산 2258경기를 뛰었다. 가끔 부상으로 인한 재활 경기로 마이너를 찾은 게 전부. 마이너리그 출장은 통산 504경기로 이마저 2005년 이후로는 이날까지 39경기에 불과하다.
메이저리를 대표하는 특급 2루수였던 카노는 통산 타율 3할1리 2635안타 335홈런 1306타점 OPS .840을 기록하고 있다. 올스타 8회, 실버슬러거 5회, 골드글러브 2회. 2009년 양키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2013년 시즌 후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10년 2억4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FA 대박도 쳤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도 가능한 커리어였지만 약물로 망가졌다.
지난 2018년 시애틀에서 최초 적발된 뒤 지난해 메츠에서도 2차 적발되면서 전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1년 실전 공백을 딛고 올 시즌 돌아왔지만 최악의 성적으로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에서 연이어 방출됐다. 지난달 3일 메츠에서 방출된 뒤 샌디에이고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12경기(8선발) 33타수 3안타 타율 9푼1리 무홈런 1타점 1볼넷 10삼진 출루율 .118 장타율 .091 OPS .209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샌디에이고의 마이너 강등을 거부하고 FA로 나온 카노는 은퇴 위기에 몰렸다. 메이저리그에선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샌디에이고가 마이너 계약으로 카노에게 다시 기회를 줬고, 이날 첫 경기에 나서며 재기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카노가 우리와 함께한 시간을 매우 좋아했다. 팀과도 잘 어울렸다”며 “그는 더 많은 타석을 얻어 리듬을 찾고 싶어 한다. 다시 맞기 시작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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