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2막을 위해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에 쉼표를 찍고, 개인적인 성찰과 성장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방탄소년단은 아미(팬덤)에게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오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팀을 오래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 이 시간 동안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 것은 물론, 개인 활동을 통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날 먼저 RM은 “‘다이너마이트’, ‘온’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버터’, ‘퍼미션 투 댄스’를 하면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한 사람이고 내가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게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K팝 가수의 최초 역사를 써내려가는 동안 수많은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쉴 틈 없이 공연을 진행했다. 그러는 동안 멤버들은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없었던 것. RM은 “계속 뭔가를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성숙돼서 나와야 하는데, 이제는 10년 동안 방탄소년단을 하다 보니까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면서 내가 숙성이 안 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슈가도 “가사가 안 나온다. 할 말이 없다. 내가 느끼고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걸 해야 되는데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는 거다”라며, “나는 2013년부터 작업하면서 한 번도 너무 재밌다고 하면서 작업을 해 본 적이 없다. 항상 괴로웠고, 항상 써내는 게 힘들었고, 쥐어짜냈고. 근데 지금 쥐어짜는 거랑 7~8년 전에 쥐어짜내는 거랑 너무 다르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RM과 슈가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멤버들 모두 같은 고민이었다. 결국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잠시 각자만의 방식으로 휴식기를 가지며 팀을 재정비할 생각. 각자의 정체성을 찾고, 생각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모두 팀을 더 오래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은 “방탄소년단은 팀 활동과 개별 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된다. 멤버 각자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향후 방탄소년단이 롱런하는 팀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레이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팀 활동 중단은 멤버 각자 오랜 고민 끝에 내렸을 결정이다. 방탄소년단은 지금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 중 한 팀이자. 매번 기록을 써내는 최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팀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란 쉽지 않을 결정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멤버들은 팀을 더 오래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기에 잠시 숨고르기를 선택한 것. 음악으로서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쉼 없는 활동을 해온 만큼, 다시 멤버들 개개인을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 숨고르기를 통해 단체 활동은 중단하지만, 제이홉을 시작으로 멤버들 각자 하고 싶었던 개인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개인 활동을 통해 얻는 모든 것은 또 방탄소년단의 2막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데뷔 9년의 역사를 함축한 앤솔로지 앨범 ‘Proof’를 발표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을 팬들과 나눴다. 9년간 착실하게 달려온 방탄소년단의 기록을 새긴 앨범으로, ‘방탄소년단 챕터2’를 예고하기도 했다.
의미 있는 휴식 후 더욱 충만해져 돌아올 방탄소년단이다. /seon@osen.co.kr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