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관중들은 ‘이물질 투척 사태’ 징계로 경기장 입장이 불가했다. 하지만 골이 터질 때마다 큰 함성소리와 함께 우즈베키스탄 국기가 경기장 내에 펄럭였다. 무슨 상황이었을까.
우즈베키스탄 21세 이하(U21) 축구대표팀은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일본 U21 대표팀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4강전을 치러 2-0으로 승리했다.
'개최국' 우즈베키스탄은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승컵을 두고 다툰다. 반면 일본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호주가 기다리는 3・4위전으로 향한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목적지로 생각하는 우즈베키스탄과 일본은 U21 팀을 이번 대회에 내보냈다.
우즈베키스탄이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주무기인 일본을 전반전에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에이스’ 스즈키 유이토의 발을 완전히 묶었다. 그는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전에 승부가 갈렸다. 우즈베키스탄은 내리 2골을 퍼부으며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개최국’ 자존심을 지켰다.
이날 우즈베키스탄 ‘홈팬’들은 일본전 입장이 불가했다. 직전 이라크와 8강전에서 경기 도중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가진 일부 팬들이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 휴지, 심지어 돌 등을 던져 징계를 받았기 때문.
우즈베키스탄과 일본의 4강전이 열리기 하루 전 AFC는 우즈베키스탄 관중의 준결승전 입장을 불허했다. 일본 소수 관중만 이날 입장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이 후반전에 2골을 터트렸을 때 관중석 상단에서 우즈베키스탄 국기가 등장했다. 일본 팬을 제외하고 무관중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 팬이 있었던 것일까.
상황은 이러했다. 우즈베키스탄 현지 매체에서 파견된 기자들이 골이 터지자 가방에서 국기를 꺼내 든 것이었다.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즈베키스탄이 결승행을 알리는 골을 터트리자 기쁨을 숨기지 못한 것이다.
AFC 관계자는 “관중이 아니다. 기자들이다.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국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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