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치 사카모토의 곡과 관련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유희열이 두번째 입장문을 전한 가운데, 이후 여론은 이전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유희열은 ‘생활음악’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Aqua’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바. ‘유희열의 생활음악’은 작년 가을부터 진행된 것으로, 한 달에 한 곡씩 피아노 소품을 발표하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표절의혹에 휩싸였고, 유희열은 지난 14일, 안테나 공식 SNS를 통해서 ”검토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되었고,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사과했다.
다만 안테나 측은 “제보 내용 중 안테나의 대응으로 고의 누락했다는 내용은 검토 결과 사실과 다르고 오해가 발생했다는 점 말씀을 드리고 너른 이해를 구한다”며 사과와 함께 앞으로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더욱 더 잘 살필 것을 약속했다.
이후 문제가 된 '아주 사적인 밤'이 담긴 LP 발표는 잠정 연기됐으며 저작권 관련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었던 상황.
이 가운데 20일, 사카모토 류이치 측은 "유희열씨의 작품에 관련하여 진심 어린 메시지에 감사드린다”며 “두 곡의 유사성은 확인됐으나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진행은 표절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유희열의 곡에대해 어떠한 표절에 대한 법적 조치도 필요치 않다는 입장. 그러면서 류이치 사카모토 측은 “더 이상 이 이슈가 지속 확산되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 아티스트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주길 바란다”며 논란을 잠재웠다.
그로 부터 몇 시간 뒤, 유희열 측도 안테나 공식 SNS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입장을 정리했다. 특히 후속 논란이 된 ‘1900’ 곡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유희열이 원래 알고 있던 곡이 아니었고, 유사성이 있다고 보긴 어려우나 다시 한번 논란의 대상이 되었기에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 측에 재차 상황을 전달드렸으며, 추후 이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유희열 측은 “다시 한번 배려와 따뜻함으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에게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건에 대한 이메일 전문도 공개하는 등 깔끔하게 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각국을 대표하는 두 아티스트가 표절의혹이란 다소 민감한 부분을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는 반응.
몇몇 누리꾼들은 “멋진 과정이다. 솔직한 인정과 양해에 대한 적절한 포용, 이걸 이렇게 멋있게 해결해버리는 품격이 느껴졌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원작자님께 여쭤보고 하는 과정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셨을텐데, 이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모습도 멋졌다”며 응원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이번 일을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더욱 신뢰와 믿음이 생겼다”, “오히려 유희열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더 알게되는 계기였다. 더 좋은 곡들 만들어서 보답해달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아무래도 그간 유희열이란 아티스트가 쌓아온 이름이 있는 만큼 여전한 신뢰를 보이고 있는 모습. 하지만 믿어주는 이들이 많은 만큼 이번 일을 채찍질 삼아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을 더 잘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어찌됐건 아티스트, 그리고 제작자로서의 유희열이 겪어야할 성장통임은 분명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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