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벤탄쿠르(25, 토트넘)의 활약이 한국 축구팬들에게 즐거움과 걱정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했다.
벤탄쿠르는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올리버 스킵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춘 중앙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전반전 내내 쉴 새 없이 뛰면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1월 유벤투스에서 토트넘에 합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벤탄쿠르가 합류하면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호흡하며 중원과 수비를 탄탄히 했다. 볼 경합에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활동량을 앞세워 압박도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 1~2명 정도는 간단히 제치고 탈압박할 수 있는 발재간도 지녔다.
벤탄쿠르 가세로 중원과 수비가 안정된 토트넘은 지난 시즌 후반기 무서운 질주로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계 플레이를 통해 팀에 안정감을 준 토트넘의 언성 히어로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날 벤탄쿠르는 전반만 뛰고 나와 후반에 투입된 손흥민과 호흡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스킵과 호흡하면서 히샬리송, 루카스 모우라, 브라이언 힐에게 뿌려주는 날카로운 패스로 경기장을 찾은 6만여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벤탄쿠르는 라이언 세세뇽, 다빈손 산체스 등이 공격과 수비에 집중하며 비운 자리를 메우며 공수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K리그 선수들이 빌드업을 통해 공격에 나설 때는 길목 차단에 나서는 모습도 종종 보여줬다. 특히 전반 32분에는 지체 없는 슬라이팅 태클로 공격 흐름을 끊어내기도 했다.
벤탄쿠르의 활약에 국내 토트넘 팬들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한가득이다. 이번 여름 이브 비수마까지 새롭게 가세한 만큼 올리버 스킵, 호이비에르 등과 중원에서 보여줄 안정감을 벤탄쿠르가 중심이 돼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한국팬들에게는 벤탄쿠르의 활약에 마냥 웃고 있을 수 없다. 벤탄쿠르가 오는 11월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날 우루과이 핵심 미드필더이기 때문이다. 벤투호는 우루과이와 함께 포르투갈, 가나와 한 조에 속해 있다.
이날도 벤탄쿠르는 거침 없는 태클과 압박으로 K리그 선수들을 긴장시켰다. 공격과 수비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움직임을 넓게 가져가면서 전후좌우 할 것 없이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16강 진출을 첫 목표로 해야 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대표팀에는 분명 불편한 존재였다.
경기를 지켜 본 팬들은 벤탄쿠르의 활약에 대해 "벤탄쿠르를 보면 다음 시즌 토트넘 활약이 기대가 된다. 손흥민에게도 좋은 패스를 해줄 것 같다. 하지만 월드컵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 중 한 명이 벤탄쿠르였다. 그런데 우루과이 대표라니.."라며 걱정스러워 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