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소년단,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들 덕분에 전 세계에서 K팝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드높은 요즘이다. 그런데 이렇듯 글로벌 음악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방탄소년단이지만 여전히 군 문제 때문에 발목 잡혀 있다. 국회가 나서야 할 타이밍이 지나도 너무 지나가고 있다.
현행법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자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으로 예술체육요원에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973년 도입된 예술체육요원은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가 군복무 대신 예술체육요원 복무를 하게 허락하는 제도다.
문제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은 병역특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버젓이 ‘예술’ 분야의 특기자로 명시돼 있는데 아이러니하게 ‘대중예술’은 포함되지 않는 현실이다. 과거 연예인들을 ‘딴따라’라고 치부했던 시대적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형평성이 어긋나는 항목인 셈.
명확한 기준과 전례가 없는 점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방탄소년단이 여러 번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해도,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 노미네이트 돼도 전례 없는 성과이기에 병역법 특례 대상 기준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관계부처 전문가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방탄소년단만을 위한 특혜로 비춰지면 안 되기에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논의만 하고 있는 수만은 없다. 국민의 힘 윤상현 의원이 지난해 6월 25일 예술·체육 분야에 대중예술도 규정하여 예술체육요원 제도 운영의 형평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의 법안을 처음 발의한 이래 여러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손 보고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러나 1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누구 하나 명확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방부 시계는 흐르고 있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나이가 들고 있는데도.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이뤄낸 업적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가수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는 당연히 져야 한다. 다만 형평성을 갖춰 달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걷는 행보가 대한민국 K팝의 역사고, 이들의 음악이 예술 그 자체인데 특례 대상에 들지 못한다는 건 누가 봐도 억울한 일이다.
지지부진한 탁상공론이 이어지자 지자체에서도 나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방탄소년단의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대통령실에 건의했다”고 알렸다.
방탄소년단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을 위해 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것. 부산시장은 “방탄소년단에게 군 면제라는 특혜를 주자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만이 해낼 수 있는 역량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되는 것”이라며 멤버들의 대체복무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를 보면 국회가 하는 일에 대해 ‘ 법치국가에 있어서 법률은 모든 국가작용의 근거가 되므로 법률의 제정·개정 및 폐지는 국회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권한’이라고 나와 있다. 기본적인 자신들의 업무를 국회가 지루하게 미루고 있는 느낌이다.
대중가수가 예술인이 아니라는 시대착오적인 발상과 잘못된 법은 바꿔야만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최전방에서 총을 들고 보초를 서는 것만이 아닌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애국할 방향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테니 말이다. 자 이제 국회가 일을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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