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한복 화보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작업에 참여한 모델 한혜진의 대처가 아쉬움을 남겼다. 논란이 커지면서 SNS 댓글창을 폐쇄하고 소통을 중단한 것. 평소 보여주던 한혜진의 모습과는 다른 대처에 실망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모델 한혜진 등이 참여한 패션지 보그 코리아의 한복 화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달 22일 공개된 화보에서 한혜진 등 모델들은 청와대 본관부터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을 배경으로 한복 화보를 소화했다.
한혜진은 영빈관에서 화려한 핑크빛 드레스와 꽃신을 신고 누워서 포즈를 취했고, 여러 모델들이 청와대 곳곳을 배경으로 화려하면서도 개성 있는 의상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하지만 화보가 공개된 후 반응은 싸늘했다. 이번 화보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일환으로 문화재청과 보그코리아의 협업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혜진을 비롯해 김원경, 김성희, 오송화, 이애리 등이 참여했다.
문제는 대중이 해당 화보를 불편하게 받아들이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것. 문화재청은 이번 화보에 대해서 “74년 만에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에서 한복 패션 화보 촬영을 통해 ‘열린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했다”라고 촬영 허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번 화보에 한복만 소개된 것이라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나왔다. 특히 한혜진이 입은 드레스는 일본 브랜드 류노스케 오카자키의 제품이기에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더불어 ‘역사적인 공간이 흥미 위주의 공간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어졌다. 결국 보그 코리아 측은 홈페이지에 올렸던 화보 32장을 비공개 처리하면서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파장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 속에서 지난 달 28일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는 MBC ‘스트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과연 서양 드레스에다가 우리나라 꽃신 하나만 신으면 그게 한복인가? 상징적이고 세계 사람들이 바라보고 관심을 갖는 그 장소에서 그런 옷을 찍은 것이 좀 아쉽고,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는 말을 정확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화보에 참여한 한혜진은 결국 SNS 댓글창을 폐쇄하는 선택을 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SNS에 무분별한 악성 댓글이 남겨질 수 있기에 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댓글창을 닫고 무조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한혜진의 대응은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길 뿐이었다. 한혜진은 그동안 방송에서 솔직한 매력을 보여주며 사랑받아 왔다. 그랬던 한혜진이 불거진 논란에는 침묵하고 있는 태도가 아쉽다는 반응이다. 모델로서 자신이 입는 의상에 대해 신중하고, 책임 의식을 가졌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한혜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톱모델이자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다양한 예능에서도 활약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왔기에 이번 화보 논란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작업이 한혜진 개인만의 선택이나 책임으로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입장 발표가 조심스러울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댓글창을 닫고 침묵만 지키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20년 동안 활동해온 모델로서 한혜진이 어떤 책임감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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