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디 기부에 '열폭'한 래퍼 오왼..목적은 홍보? "앨범으로 보답" 거절합니다[Oh!쎈 초점]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09.10 09: 53

래퍼 쌈디(사이먼 도미닉)의 기부를 저격한 오왼이 사과를 담은 해명문을 업로드 했다. 하지만 "복귀 앨범으로 보답하겠다"는 황당한 결론으로 반발만 더했다.
오왼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수해 이웃만 돕지 말고 힙합 신에 있는 동생들이나 도와. 세금 덜 내려고 겸사겸사 기부하는 거면서 왜 신을 키우면서 큰 형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데 연예인 이미지만 가져가는 건데"라는 저격글을 올렸다. 쌈디가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는 기사가 나온 직후다.
오왼은 "여기 하루 여섯 시간밖에 못 자는데 세 시간 자고 남은 시간 세 시간 녹음하면서 일하고 나머지 페이로 지출 꼬라박은 곳인거 형들 다 잘 알잖아요.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알면서 될때까지 맨땅 헤딩하고 있는데 지금 본인을 만들어준 둥지와 새싹들은 어쩜 이리 관심이 없는건데"라며 "대성공을 이룬 NBA 선수나 배우, 연예인, 뮤지션들은 본인 후드에 돌아와서 꼭 학교 세우고, 병원 세우고, 기부하고 하는데 당신들은 어떻게 된 게 딱 보이는 이미지만 챙기는건데?"라며 후배들을 챙기지 않는 힙합신 선배들을 맹비난했다.

이후 그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쏟아졌다. 오왼의 주장이 단순히 성공한 선배들을 향한 자격지심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오왼은 추가 글을 올리며 "'왜 도와줘야 해요?', '돈 맡겨놨어요?' 질문하시는 분들에게는 해당되는 내용의 글니 아니다. 차라리 '우리 오빠 왜 질투해요?'라고 질문하신다면 질투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힙합 씬만 그렇다. 음악 하다 그만두시고 영상하시면서 주변 인디 래퍼 동료들에게 재능기부하시는 팀들, 사비로 재능 있다고 느낀 친구들 무대 세워주는 인력들, 그러는 와중에 마감일 예산 퀄리티 또박또박 다 맞춰줘야 하고, 무임금 노동이 사랑이 아니면 다른 의미가 뭐냐"며 "보이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고, 보여주는 것만이 선행이나 전부가 아닌 것처럼, 제 스스로 음지에서 핀 장미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 음지의 하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뿐만아니라 "힙합 가수인 분들에게 제의 견을 힙합 문화의 하나인 방식으로 표현했을 뿐 여러분들의 의구심과 불쾌감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아무튼 내가 너때문에 기분이 이렇고, 우리 오빠한테 왜 저렇고, 네 미안합니다! 아주 위대한 연위인들을 본받고 발라드도 부르고 기부도 해보겠다. 제가 기부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은 알 필요 없다. 알리려 행하는 것은 선행이라고 배우지 않았다"며 비꼬기도 했다.
하지만 이 논쟁의 결론은 아이러니하게도 앨범 홍보였다. 오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 입장문을 게재하며 "수해민과 기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전혀 기부의 행위가 잘못됐다거나 수해민의 피해를 기만하는 게 아니다. 복귀 앨범에 수록될 한 곡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귀가 후 본가에 들리기 전 쌈디 형 기부 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기부에 대해서는 좋은 일이라 생각했지만, 해당 기사나 커뮤니티의 여론에서 swag이니 flex니, 진짜 힙합이니 하는 여론들때문에 결정적으로 화가 났고 장황하게 감정들만 나열 후 표출했다. 제 부정적인 감정들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그는 "힙합 하는 사람들 중에서 여전히 금전적으로 허덕이는 사람이 많다. 특히 최근에 제 의지로 소속사와 계약 해지를 하면서 제 모든 음원의 권리를 다 뺏기고 나온 후로는 페이 피처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새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실정"이라며 "저도 사람인지라 열심히 해도 금전적으로 잘 풀리지 않으면 현타가 올 때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기부천사 개념 래퍼 쌈디라는 주제의 기사와 '진짜 힙합'이라는 여론을 보고 솔직히 현타가 더 세게 왔다"고 말했다.
오왼은 언더그라운드에 있는 동생들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쓰고 있다고 밝히면서, 자신보다 돈을 많이 벌면서도 후배들과 거리를 두려는 선배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하지만 쌈디는 크러쉬, 빈지노 등 현재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는 래퍼들을 직접 발굴하고 이끌어줬던 바 있다. "돈 많이 번 선배들이면 언더그라운드에서 고생하는 동생들도 도와주고 신경 써 달라"는 오왼의 주장은 일리가 있지만, 후배 양성에 적지 않은 노력을 들인 쌈디를 향한 저격의 이유로 들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
뿐만아니라 그는 이미 수차례 성희롱, 조리돌림으로 구설에 오른 데 이어 지난 2020년에는 대마초 흡연으로 '쇼미더머니9'에서 하차 하기도 했다. "힙합 문화를 위해 헌신한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대중들로 하여금 힙합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일조한 당사자 중 한명이라는 것. "개념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진짜 힙합'이 되고, 누구보다 힙합으로 사는 사람이라도 사고를 치거나 논란을 일으키면 '힙찔이'가 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오왼의 주장이 대중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는 이유다. 도리어 '힙찔이'라는 표현에 확신만 심어준 셈이 아닐까.
특히 오왼은 입장문 마지막에 "10월에 공개될 복귀앨범인 Cry는 제 개인적으로 여태 만들어왔던 음반들과 비교해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비싼 스튜디오나 자금적인 지원 없이, 제 자취방에서 컴퓨터 한 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앨범"이라는 홍보성 멘트를 덧붙였다. 가만히 있던 래퍼를 향한 '열폭'이 결국은 자기PR로 이어진 상황에 대중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오왼은 "오늘 저의 부정적인 감정들로 일어난 실수에 대한 여러분들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복귀 앨범으로 보답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믿고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과연 보답의 대상은 누구일까. 적어도 이미 돌아서있는 등에 쐐기까지 박힌 대중들은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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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오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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