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수리남’은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뜨거운 반응 만큼 작품에 대한 설왕설래도 활발하다. 윤종빈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여성 캐릭터 없이 가장의 이야기만 다룬다는 오해를 비롯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수리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수리남’은 지난 14일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글로벌 tv쇼 부문 3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15일 현재 인기 콘텐츠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윤종빈 감독은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로 장편 영화 데뷔했다. 이후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공작’ 등을 연출했다. ‘수리남’은 그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뒷편에는 윤종빈 감독이 전작이었던 영화와 마찬가지로 여자 캐릭터와 배우 보다는 남자 캐릭터와 배우들만 선호한다는 오해를 받았다. 하지만 이것은 100% 오해였다. ‘수리남’은 민간인 K씨와 마약 범죄자 조봉행의 실화를 다뤘고, 실제 이야기에서도 여성은 없었다. 당연히 각색하는 과정에서 억지로 여성을 넣으면 어색해질 수밖에 없다.
윤종빈 감독 역시 “여성 캐릭터를 살릴 만한 캐릭터가 없었다. 실제 이야기에서도 여성 캐릭터가 없었다. 국정원 팀장이나 변기태를 여자로 해볼까 고민을 했다. 오히려 설득력이 없었다. ‘공작’ 때도 여자 캐릭터가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여성캐릭터가 들어가면 더 억지스럽다. 다음에는 순수 창작물을 가지고 여자 배우들과 작업을 하고 싶다. 밸런스를 위해서 여성 캐릭터가 들어가는게 풍부하고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범죄와의 전쟁’이나 ‘수리남’ 등에서는 가족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가장이 등장한다. 닮은 듯 다른 캐릭터에 대해서도 윤종빈 감독은 실화에 등장한 민간인 K씨의 설정을 상당부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K씨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사실인가라고 믿어지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K씨를 만나서 얼굴을 보니 믿어졌다. 군인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 있어도 생존할 것 같은 사람이다. 3년동안 이 위험한 일을 할 수 있는 강인한 인상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수리남’ 속에서 강인구(하정우 분)의 삶은 K씨의 삶 그 자체였다. 부모를 여의고 2명이 아닌 3명의 동생과 살면서 좋아하는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청혼을 해서 결혼을 했다. 카센터를 하고 부업으로 노래방도 하고 미군 부대에 출입한 것 역시 전부 실화였다. 윤 감독은 “제가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K씨가 그런 삶을 사신 분이었다”라고 밝혔다.
윤종빈 감독은 실제 사건을 극으로 옮기는 것에 탁월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조봉행이 사이비 목사 전요환이 된 것은 100% 각색이 된 이야기다. 윤 감독은 “처음에는 K씨와 조봉행이 수리남에서 같이 살았다. K씨는 조봉행이 사업가인 줄로 알다가 나중에 마약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과정이 대본으로 풀기 어려워서 종교로 풀게 됐다. 목사라고 하면 믿고 따지지 않고 신뢰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봉행은 끝까지 K씨가 국정원의 협조 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점이다. 조봉행은 감옥에 들어갈 때까지 K씨가 믿음직한 사업 파트너로 여겼다.
형기 10년을 채운 조봉행의 행방은 어떻게 됐을까. 윤종빈 감독은 “저도 궁금해서 국정원이나 검찰 측에 문의 했는데 알려줄 수 없다고만 하더라. 그래서 더 안 물어봤다”라고 답했다.
윤종빈 감독이 4년여의 시간에 걸쳐 만든 ‘수리남’은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