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아파도 결자해지 투혼…'최초' 대기록보다 미안함 앞선 대투수 [오!쎈 창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9.22 21: 58

결국 돌고 돌아서 ‘대투수’가 결자해지하며 길고 길었던 9연패를 끊었다.
KIA 타이거즈는 2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두며 9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절체절명의 5위 대전에서 KIA는 다시 6위 NC를 1.5경기 차이로 따돌리며 한숨을 돌렸다.
지난 9월 11일부터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한 KIA. 그 사이 NC를 비롯한 하위권 팀들이 부지런히 추격했다. 특히 NC와의 승차는 0.5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이 연패의 시작은 바로 양현종이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NC 다이노스에 3-1로 승리하며 10연패를 끊고 김종국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9.22 / foto0307@osen.co.kr

양현종은 지난 9월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팀의 3-6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 패배 이후 KIA는 연전연패를 거듭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최하위 한화와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연패를 끊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지 5실점(4자책점)으로 다시 한 번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후 9연패까지 이어졌다.
결국 다시 한 번 양현종이 나서야 했다. 6위 NC와의 승차도 0.5경기까기 좁혀진 상황. 이날 패하면 5위가 넘어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하지만 양현종은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특히 3회부터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듯 만지작 거리는 모습이 있었지만 이후 자신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마운드에서 버티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다소 이른 강판이었기에 의문이 있었다. 6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3루타를 허용한 뒤 박준표에게 공을 넘겼다.
경기 후 양현종은 이에 “사실 3회부터 팔꿈치 통증이 있었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와 얘기를 했는데, 그래도 5이닝까지는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수 차가 타이트했고 제구와 구위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빠르게 교체를 한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있기에 좀 더 던지는 것보다는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서 빠르게 내려왔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내 양현종은 “특별하지 않다. 순간 좀 통증이 있었고 다음 경기에 지장은 없을 것 같다”라며 “오늘 전력으로 던지려다 보니까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본인부터 시작된 9연패였고 투수조 최고참이었기에 미안함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마음도 많이 아팠고 미안했다. 저 역시도 연패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그래도 제가 어떻게 할 수는 없더라”라면서 “예전 2010년도 16연패 할 때도 있었는데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잘 이겨내고 잘 컨트롤해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5이닝을 추가하며 KBO리그 역대 최초 8년 연속 170이닝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그는 “사실 정말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나서 기록을 들었다. 기록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라면서 “연패 기간 중 선수들, 코칭스태프 모두 힘들어 했는데 오늘 연패를 깨고 5위를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기록을 신경쓰지 않았지만 특유의 이닝 소화력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다짐은 그대로였다. 그는 “예전부터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뜻깊기도 하고 내년, 내후년에도 이닝에 대한 좋은 기록은 욕심 난다”라고 덧붙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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