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일요일의 왕자, ‘선데이 프린스’ 활약이다.오후에는 K팝 아이돌을 소개하는 가요 프로그램 MC로 하이 텐션을 보여줬고, 저녁에는 가슴 절절한 멜로를 보여주며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올해로 26살, 데뷔한 지 이제 막 1년이 되어가는 배우 서범준의 이야기다.
2021년 JTBC 드라마 ‘알고 있지만’으로 데뷔한 서범준. ‘내과 박원장’, ‘너와 나의 경찰수업’에 출연하며 얼굴을 익힌 그는 SBS ‘인기가요’ MC를 비롯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KBS2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도 캐스팅되면서 순풍에 돛을 단 듯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범준은 지난달 18일, 최고 시청률 29.4%(50회)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KBS2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이수재 역으로 열연했다. 이수재는 좋고 싫은 게 확실하며 호기심 많고 활동적인 공무원 시험 준비생으로, 톡톡 튀고 유쾌한 MZ 세대의 매력을 발산하는 캐릭터의 매력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유려하게 표현해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데뷔 1년 만에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KBS2 주말드라마에 출연한 데 이어 서범준은 대세들만 한다는 음악 방송 MC까지 맡았다. ‘인기가요’에서 서범준은 톡톡 튀는 예능감과 맛깔나는 진행 능력을 보여주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연준, 배우 노정의와 함께 ‘쭈니쭌’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 ‘인기가요’부터 ‘현재는 아름다워’까지, ‘선데이 프린스’ 서범준
일요일이 되면 서범준은 시청자들과 먼저 ‘인기가요’로 인사했다. 지난 4월, ‘인기가요’ 새 MC로 TXT 연준, 노정의와 함께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스페셜 무대로 MC 신고식을 치른 서범준은 댄스 동아리 출신의 춤 실력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서범준은 “연준이 많이 도와줬고, 노래는 이선희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내가 언제 그런 무대를 또 해보겠나 싶었다. 소위 빨간불을 찾는 경험도 해보고 너무 재미있었다. 앞으로 무대에서 춤을 출 날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범준은 “‘인기가요’를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매주 바뀌는 콘셉트로 다양한 의상과 악세사리도 착용해보고, 이제는 내가 아이디어도 내면서 즐기고 있다. 특히 할로윈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서로 어떤 콘셉트를 하면 좋을지 이야기도 하고 있다. 작가님들도 너무 예쁘고 멋있고 귀여운 거 하지 말자고 하셔서 고민 중이다”고 웃었다.
데뷔 1년 만에 K팝 팬들이 주목하는 가요 프로그램의 MC를 꿰찬 서범준. 그는 “너무 재미있다. 생방송의 재미도 있지만, MC들, 시청자 분들, 방청객 분들과 함께 노는 느낌이라서 일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일요일에 가서 더 에너지를 받고 오는 것 같다. 일요일 오전에 드라마 촬영하다가 ‘인기가요’ MC를 보고 돌아오면 촬영장 스태프 분들이 내가 했던 제스처들을 따라하시면서 선데이 프린스라고 불러주셨다.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수식어다”고 말했다.
▲ 누나의 꿈 대신 이룬 서범준
서범준이 배우가 된 부분에서 큰 영향을 준 건 바로 누나였다. 서범준은 “댄스 동아리를 했던 건 어떤 동아리에 가입할까 하다가 선배님들이 들어오라고 하셔서 했던 거다. 뭔가 가수를 꿈꾸면서 한 적은 없었다”며 “고1 때 배우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겼는데, 연극영화과 준비를 하던 누나 덕분에 연극, 뮤지컬을 접하게 되면서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보였다. 그 벅차오름이 느껴졌고, 그때부터 조금씩 관심이 생겨서 준비를 하면서 대학교 연극영화과 가고 연기자로 데뷔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작 누나는 연기자가 아닌 다른 길로 가고 있어 누나의 꿈을 대신 이룬 서범준. 그는 “누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막내들이 그럴 수 있는데, 누나가 하는 건 다 좋아보였다. 심지어 누나 글씨체와 내 글씨체가 비슷하다. 누나 글씨체를 두고 따라서 연습하고 그럴 정도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금도 진짜 친구처럼 지내서 서로 고민도 이야기하면서 지내고 있다. 촬영이 없어 집에 있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면 페이스 타임 걸어서 이야기하고 그런다. 그 정도로 편하고 가깝고 친하다”며 비현실적인 남매 관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서범준은 “누나는 많이 객관적이다. 그래서 누나가 해주는 쓴소리는 되게 잘 듣는다. 나는 걱정도 많고 생각도 많은 편인데, 누나는 ‘내가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되면 어쩔 수 없지. 일단 밀어붙여’라는 성격이 있다. 그 부분에서는 누나가 수재와 비슷한 성격 같다”고 웃었다.
▲ “이수재, 아픈 손가락”
‘알고있지만’으로 시청자들과 처음으로 만난 서범준은 데뷔 1년 만에 KBS2 주말드라마로 시청자들과 인사하게 됐다. 서범준은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1차, 2차, 3차 보고 마지막에는 오디션인 줄 알고 갔는데 감독님께서 선물을 주시면서 수재로 같이 한번 살아보자고 말씀해주셨다. 그때가 너무 좋아서 잊지 못한다. 감격스럽고 행복했다.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소속사 식구 분들에게 ‘저 이제 수재로 살 수 있어요’라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종영 소감을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고 있지만’으로 데뷔하면서 그때 진수라는 캐릭터의 스케줄표를 받았을 때도 잊지 못한다. ‘황진수’라는 이름이 써 있고, 매일 새로운 스케줄을 받을 때마다, 새로운 대본을 받을 때마다 이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이름으로 꽉 차면 좋을 정도로 매일 현장에 가고 싶었다. 그걸 ‘현재는 아름다워’를 통해 이뤘고, 수재로 변신해 시청자 분들과 많이 인사를 나눴다. 내 꿈을 펼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서범준은 “진짜 부득이하게 시간이 없는 상황을 빼면 거의 매일 운동을 했다. 수재가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첫 화와 마지막 화를 보면 운동을 해서 10kg을 증량했다. 수재가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오민석, 윤시윤 선배님과 함께 운동을 하고, 또 윤시윤 선배님 덕분에 복싱도 하게 됐다. 앞으로는 클라이밍이나 스쿠버 다이빙도 같이 해보기로 했다”며 ‘현재는 아름다워’를 준비한 과정을 밝혔다.
이수재는 시청자들에게 ‘이가네 금쪽이’로 불리며 걱정을 끼치기도 했지만 그만큼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수재를 연기한 서범준은 “초반에 김혜옥 선생님께서 항상 제게 딸 같은 아들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대본에도 ‘애교 부리며’, ‘애교 있게’라는 게 진짜 많았다. 그런 친구였는데 사기도 당하고, 유나와도 헤어지는 등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많이 성장을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많은 분들이 수재가 이윤재(오민석), 이현재(윤시윤)보다 더 성숙하다고 하시더라. 수재가 연애도 잘하고 성숙하다고 말씀해주셔서 참 다행이다”고 말했다.
서범준은 “대본으로 수재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시청자 분들도 많이 이해 못 한다는 반응이 되게 많았다. 되게 철없다, 어떻게 결혼으로 사기를 칠 수 있느냐 그런 반응도 있었다. 그런데 수재는 ‘가족이니까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용서해 줄거야’라는 생각을 가진 친구다. 별명도 이가네 금쪽이인데, 오은영 선생님의 마음으로 ‘수재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이렇게 됐지’라고 생각을 많이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수재 뿐만이 아니라 우리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 표현 방식의 차이고, 크기의 차이일 뿐이지 우리도 가족이 너무 편하니까 선을 지켜야 하고 보듬어야 함에도 못할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을 수재를 통해서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저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친구가 왜 이렇게 했을까라는 걸 생각해 보면 형들에 비해 콤플렉스가 있는 친구였던 것도 있다. 그리고 아파트를 가지려고 유나한테 가짜로 결혼하자고 하고 가짜로 사귄다고 해서 집으로 데려가고 그러는 게 나쁜 마음만 먹었다면 더 못 되게 보였을거다. 그런데 수재는 사기를 쳐서 이득을 얻으려는 나쁜 마음이 아니라 아파트를 받아서 판 돈으로 헬스장을 차리고 성공을 해서 돈 벌고 어머니에게 3000만 원 드리고 아파트도 지켜드려야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부모님도 행복하게 해드리고, 형들에게도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라는 마음으로 할아버지가 말한 제안에 접근했다고 생각하니까 수재가 이해가 되고, 수재를 연기할 때 더 가슴이 아프고 그랬다. 아픈 손가락 같았다”고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가 된 듯 이수재를 바라본 서범준은 “옆집 수재(SBS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의 오수재) 반만 닮으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집 수재는 이가네 금쪽이인데 옆집 수재는 똑부러지게 잘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누나한테 가서 반만 배우고 오라고 하시더라. 너무 재미있는 반응이었다”고 웃었다.
▲ “최예빈과 커플 호흡, 가장 정통 멜로 아니었나 싶어요.”
주말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기도 하지만, 주말드라마의 막내 커플은 라이징 스타의 산실이기도 하다. 서범준은 나유나 역을 연기한 최예빈과 함께 ‘재나커플’로 호흡을 맞추며 MZ세대의 연애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을 그려냈다.
서범준은 최예빈과 호흡에 대해 “최예빈과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전혀 어색한 게 없이 너무 편했다. 대본이 나오면 자주 만나서 연습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내면서 함께 장면을 만들어갔다. 그래서 더 편했고 더 고마웠다. 우리 둘 다 열정이 불타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가 수재와 유나가 헤어질 때는 서로 암묵적으로 연락을 안 하고 있었다. 나도 몰랐는데, 나는 수재로, 최예빈은 유나로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현장에서 만났는데 감정이 더 벅차 올랐다. 오랜만에 만난 것도 있고 그 동안 수재와 유나의 서사가 차곡차곡 잘 쌓여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예를 들어 25부에 헤어진다면 1부부터 24부까지의 대본을 다시 쭉 봤다. 예전 사진첩을 꺼내 보는 느낌처럼 우리가 이렇게 만났고, 이런 것도 해봤고 등이 나도 모르게 쌓여 있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하면서 연기적으로 너무 많이 배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MZ세대이기도 한 서범준은 ‘재나커플’의 MZ식 연애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는 “가장 막내 커플이라서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어리니 MZ식 연애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는데, 결론적으로 첫째 커플, 둘째 커플, 막내 커플의 사랑을 봤을 때 사랑에는 나이가 없다는 게 맞는 거 같다. 정말 다 사랑에 있어서는 순수하고 맑고 해맑고 순진하지 않았나 싶다. 막내 커플이 해야 할 걸 형들이 다 하고 있었다. 다른 커플들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었다. 막내커플이 가장 절절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작가님께서도 첫째, 둘째 커플은 로코 느낌이고, 막내 커플이 제일 정통 멜로일 수도 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재나커플’의 호흡도 호흡이지만 아파트를 둘러싸고 경쟁을 하는 삼형제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서범준은 오민석, 윤시윤과 이가네 삼형제가 됐고, 친형제 이상의 케미를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범준은 “남자 대기실은 정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선생님들, 선배님들이 서범준이라는 사람을 많이 변하게 해주신 분이라서 이번 작품이 더 가슴에 남는다. 나같은 경우네는 다음날 촬영이 있으면 거의 대본만 붙잡고 있는 성격인데, 오민석 선배님, 윤시윤 선배님을 만나면서 많이 바뀌었다. 복싱 같은 경우도 글러브도 없고, 해 본 적도 없다면서 망설였는데, 내가 윤시윤 선배님과 같이 하고 있더라. 그리고 속초 당일치기는 생각도 못 해본 사람인데, 윤시윤 선배님이 ‘잼재(잼민이+수재)야 속초 가자’라면서 제안을 해주시고, 내가 대본을 공부해야 한다고 했더니 가는 동안 보라면서 나를 데리고 가주셨다. 그런 과정을 통해 삼형제의 케미가 나올 수 있었고, 추억이 만들어졌다. 마냥 대본 공부만 할 게 아니라는 것도 배운 작품이었다. 사람 서범준도 배우 서범준도 많이 바꿔준 작품이다”고 말했다.
▲ “현재를 열심히 살고 싶어요.”
‘현재는 아름다워’를 통해 이름과 얼굴을 제대로 각인시킨 서범준. 그는 “식당 가면 어머님들이 그냥 수제 자체로 봐주시면서 많이 사랑해주신다. 같이 고민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서 ‘앞으로 너 이제 어떻게 할 거니’라고 물어봐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고 과분하다. 수재의 희노애락을 같이 느끼고 계신 걸 보면서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데뷔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부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서범준은 “배우 서범준이 사랑 받으려면 사람 서범준도 사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늘 보고 싶고, 찾고 싶어지는 서범준이 되는게 내 꿈이다. 그래서 받은 사랑 만큼 더 드리고 싶고 그 행복도 드리면서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싶다. ‘현재가 바뀌면 과거가 바뀔 수 있고, 현재가 바뀌면 미래가 바뀐다’는 내레이션이 있었는데,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현재를 열렬히 살아가면서 아름답게 살면 과거 현재 미래도 아름다워질거라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서범준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