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기행’ 성지루가 이름에 대한 일화를 공개한 가운데 아버지가 배우 생활 반대에 투명인간으로 살았다고 밝혔다.
7일 방송된 TV조선 ‘백반기행’에서는 감초 연기의 달인 배우 성지루가 출연해 허영면과 함께 대전의 맛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허영만은 “대전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라며 콩나물을 주 식재료로 쓰는 맛집으로 안내했다. 콩나물밥, 육회, 북어찜을 시킨 허영만은 음식을 기다리며 “지루가 본명이냐”라고 물었다. 성지루는 “본명이 맞다”라고 답했고, 허영만은 “어렸을 때 놀림을 많이 받았겠다”라며 말했다.
그러자 성지루는 한숨을 내쉬며 “책 한 권 쓸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글 이름이다. 아버지가 지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허영만은 “지루하다라는 뜻은 아닐 거고”라며 물었다. 성지루는 “그 뜻이다”라며 머쓱해 했다. 그러면서 “밭일 가기 전 전날부터 어머니가 진통을 하셨는데 안 나온다고 지어주셨다”라며 이름 탄생 배경을 밝혔다. 허영만은 “아버지가 장난기가 좀 있으신 분인가보다”라며 말했고 성지루는 “여동생 이름은 지연이다. 지연됐다고”라며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던 중 콩나물 밥과 고추장 양념이된 육회, 매콤한 맛의 북어찜이 등장해 본격적인 식사를 한 두 사람. 성지루는 폭풍 흡입을 하며 “괜찮다. 입에서 씹히는 맛도 제대로고 맛이 싹 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성지루는 식당 사장님께 “맛있습니다”라며 수줍게 고백했다.
또 성지루는 “오늘 굉장히 근래들어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며 평소에 과묵한 스타일임을 밝혔다. 허영만은 “평소에 말을 안 하시냐. 그럼 사모님과 집에서 ‘밥 먹자’, ‘자자’ 정도만 하는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성지루는 긍정의 의미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성지루는 “선생님 뵈면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 먼발치에서라도 뵙고 싶었는데 선생님을 뵌다고 하니까 잠이 잘 안오더라”라며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머리없고 나이드신 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랑합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 하면, 성지루는 “매운 걸 좋아한다. 어머니 음식에 매운 게 안 들어가면 안 먹는다. 촬영하러 가서도 식당 가서 고추 좀 달라고 하는데 그게 미안해서 청양고추를 가지고 다녔다”라는 일화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계속해서 성지루는 어머니와 대전에 올 때마다 찾는 식당이라며 허영만을 평양냉면 집으로 이끌었다. 50년 내공을 담은 평양냉면에 허영만은 육수 맛을 보더니 “육향이 진하다. 계속 들어간다”라며 감탄했다. 또한 생소한 김치비빔이 나오자 “이런 건 처음보네”라며 한 입 먹었고 “괜찮다. 완전히 밥 반찬이다”라며 만족해 했다. 식사를 마친 허영만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강력 추천이다. 이 음식 소개해줘서 고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영만은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냐”라고 물었다. 성지루는 “어머니 때문에 지금까지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에 대해 묻자 성지루는 “아버지는 공부를 잘하셨다. S대를 가셨다”라고 말했다. 허영만은 “그때 뭐 대자보 붙고 난리였겠네”라고 답했고 성지루는 “그런 아버지 밑에서 그때 말로는 ‘딴따라’가 나왔다. (아버지가) 반대를 많이 하셨다. 저 투명인간도 한 3, 4개월 했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나 성지루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릎 쓰고 연극 배우로서의 삶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성지루는 “제 기억으로 1990년도에 어떤 공연을 하는데, 버버리 코트에 많이 보던 분이 있더라. 무표정인데 아버지 특유의 눈빛이 있다. 몇 마디 되지 않는 대사를 다 틀렸다. 그 이후로 아버지가 공연 오시는 날이면 여지없이 대사를 다 틀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병원에 6년 정도 계셨다. 그때 비로소 아버지가 처음으로 ‘고생했다. 수고했다’라면서 십 몇 년 만에 인정을 해주셨다”라며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또 두 사람은 대덕구 법동에 위치한 고기품은 두부전골 맛집을 찾았다. 두부 속에 고기와 채소를 다져서 만든 소가 샌드위치처럼 들어간 신개념 두부전골에 기대감을 모았다. 그 맛을 본 허영만은 “저는 백반기행을 하면서 새로운 맛난 음식을 만나면 앞으로 더 오래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아주 보람을 느낀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라며 극찬했다. 성지루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
한편, 허영만은 “연극 배우 하면서 결혼도 했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다고 하던데”라며 물었다. 이에 성지루는 “한 번도 부업을 놓은 적이 없다”라며 본업인 연기부터 부업으로 수리공, 옷 제작 등 많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허영만은 “곧 울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성지루는 눈물을 닦아내는 시늉을 해 웃음을 더했다.
이어 성지루는 “그때 아내도 연극을 했었다”라며 “결혼 후에도 제가 제일 잘했던 게 염색하는 거였다. 가스레인지에 염료를 올리고 그렇게 염색하고 옷을 만들고 그랬다”라며 당시 아르바이트 경험을 이야기 했다. 이에 허영만은 “잘못했으면 그쪽으로 빠지실 뻔했네”라며 반응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서구 장안동 장태산 산자락에 위치한 흑돼지구이 맛집을 찾았다. 이 집은 특별히 가성비까지 돋보여 눈길을 끌었다. 직접 사육한 생돼지모듬의 단일 메뉴를 판매하는 곳. 이에 성지루는 “저는 소고기 먹을래 돼지 고기 먹을래 하면 돼지고기다. 기름이 없으면 잘 먹지 않는다”라며 돼지 고기 스타일임을 밝혔다.
흑돼지 구이가 등장하고 이를 맛 본 허영만은 “냉면도 좋고 전골도 좋지만 이것도 참 좋다”라고 말했다. 성지루는 “비계의 육즙이 쫙 퍼지는 게 기분이 좋다”라며 감탄했다. 그러자 허영만은 “비계가 고기에 붙은 부속물이 아니라 얘도 나름의 주인공이다. 존재감이 있다”라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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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반기행’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