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빅보이 품에 쏙…LG가 '레전드'를 떠나보내는 방법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0.08 20: 02

이대호의 은퇴식 상대팀인 LG 선수들도 이대호의 마지막이 아쉽기만 하다. 너도나도 이대호의 품에 쏙 안기며 떠나는 대선배를 향한 아쉬운 감정을 전하고 있다.
이대호의 은퇴경기가 열리는 8일 부산 사직구장. 상대팀 LG도 이날 이대호의 마지막 경기에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전 “부담이 없는 경기였는데 은퇴식 때문에 우리도 부담이 생겼다”라고 웃으면서도 “이대호의 마지막이 멋진 엔딩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도 추억을 만드는데 동참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령탑은 레전드의 마지막 경기에서 멋진 상대팀으로 남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LG 선수들은 상대팀이지만 떠나는 레전드의 마지막 가는 길, 진심을 담아 존경을 표했고 아쉬움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이대호도 이에 화답하면서 이닝마다 훈훈한 장면들이 연출됐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회초 투수로 나와 LG 트윈스 고우석을 투수 앞 땅볼로 잡고 포옹을 하고 있다. 2022.10.08 / foto0307@osen.co.kr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이날 LG 선수들과 접점의 시간이 많아졌다. 1회초 박해민이 우전안타를 치고 1루에 도착하자, 이대호를 향해 헬멧을 벗고 목례를 하면서 레전드를 예우했다.
그리고 1회말 이대호가 2사 1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때려낸 뒤에는 유격수 오지환이 이대호와 포옹을 하면서 떠나는 레전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3회초 선두타자 김현수가 빗맞은 좌전안타를 치고 1루에 도했다. 이대호가 김현수의 헬멧을 툭툭치며 장난을 치자 김현수 역시도 익살맞은 표정을 지으며 이대호의 품에 안겼다. 이어 오지환은 1루수 땅볼을 쳤다. 강습 타구를 이대호가 몸으로 막아냈다. 이후 1루를 밟으려던 찰나, 이대호는 다시 오지환에게 다가갔고 오지환도 이대호를 향해 하이파이브 하듯 셀프 태그아웃을 당했다. 이대호는 다시 한 번 오지환을 껴안았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3회초 좌전 안타를 친 LG 트윈스 김현수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2022.10.08 / foto0307@osen.co.kr
그리고 ‘잠실 빅보이’라고 불리는 이재원도 4회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뒤 이대호의 품에 안기지 않았지만 웃으며 대화를 나눴고 홍창기 등 1루에 출루하는 LG 선수들은 모두 어떤 방식으로든 예우를 표현했다. 또한 마운드의 투수들 역시 이대호를 향해 목례를 하면서 예우했다. 7회말 1사 1,2루에서 2017년 2차 6라운더 투수 오석주는 모자를 벗어 이대호를 향해 인사했다.
그리고 8회 이대호가 투수로 등판해서 LG 고우석이 대타로 등장했다. 역대 최고의 타자, 그리고 올해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맞붙었다. 이대호는 고우석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투수로 데뷔전을 마쳤다. 고우석은 아웃이 됐지만 이대호에게 다가가서 하이파이브를 청했고 이대호의 품에 안기며 세기의 ‘이도류’ 맞대결을 마무리 지었다.
전쟁터처럼 승부가 펼쳐지는 현장에서 리그 대표 레전드를 향한 예우와 훈훈한 장면들과 함께한 이대호의 마지막 경기였다.
/jhrae@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3회초 1루 땅볼을 친 LG 트윈스 오지환과 하이파이브 같은 터치아웃을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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