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나타나지 않은 100억 FA 대체자…첫 9위+82패 수모의 또 다른 이유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10 06: 24

신 스틸러도 보상선수도 모두 100억 FA 박건우(NC)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시즌 내내 주전 우익수 구하기에 애를 먹은 두산은 결국 창단 첫 9위 및 82패 수모를 당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작년 12월 박건우가 NC로 6년 총액 100억원에 FA 이적하며 주전 우익수를 잃은 두산. 이에 2022 스프링캠프 최대 과제는 공수에서 국가대표급 기량을 펼쳤던 그의 공백 메우기였다. 김태형 감독은 캠프 시작과 함께 ‘나는 주전 우익수다’ 오디션을 개최해 일찌감치 대체자 물색에 나섰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최근 몇 년간 제4의 외야수를 담당했던 김인태였다. 그리고 박건우 보상선수로 내, 외야가 모두 가능하고 좋은 타격 능력을 갖춘 강진성을 지명하며 경쟁을 유도했다. 김 감독은 캠프 첫날부터 우익수 경쟁은 2파전이라고 알리며 두 선수를 유심히 지켜봤다.

두산 김인태 / OSEN DB

4월까지만 해도 두산은 주전 우익수 걱정이 없었다. ‘신 스틸러’ 김인태가 4월 한 달간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타율 3할2푼2리 맹타를 휘두르며 박건우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기 때문. 연봉 1억4000만원을 받는 김인태가 19억원 박건우의 흔적을 지운 덕분에 두산은 오프시즌 저평가를 딛고 초반 2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김인태가 5월의 첫날 인천 SSG전에서 수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우익수 자리의 주인이 사라졌다. 이후 2020년 입단한 재일교포 3세 안권수가 마침내 알을 깨고 6월까지 화려한 두 달을 보냈지만 여름이 되자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고, 김인태는 6월 컴백 이후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며 부상 이전의 퍼포먼스를 되찾지 못했다.
NC 박건우 / OSEN DB
올해 한 번이라도 두산의 선발 우익수를 맡은 선수는 김인태, 안권수를 비롯해 김대한, 양찬열, 조수행, 강진성, 홍성호, 신성현, 강현구, 송승환 등 무려 10명. 김 감독은 김인태와 안권수의 우익수 경쟁 낙마 이후 어린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했지만 이들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미래를 위한 경험을 쌓는 데 그쳤다. 다만 김대한, 양찬열이 공수에서 모두 가능성을 보이며 전망을 밝힌 부분은 소득으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김인태의 부상과 이에 따른 부진이 우익수 플랜에 치명타를 입혔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83경기 타율 2할4푼7리 5홈런 25타점으로 마친 김인태를 향해 “자리를 어떻게든 차지해야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 타격할 때 생각이 많아졌고, 그러면서 페이스가 떨어졌다. 투수와 싸우는 모습이 좋지 않았다”라는 냉정한 시선을 드러냈다.
두산 우익수 자리는 다가오는 2023시즌 역시 최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인태, 안권수, 김대한, 양찬열, 강진성, 신성현, 송승환 등 후보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 김 감독은 “결국 프로는 경쟁이고, 본인들이 잘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싸우고 경쟁해야 한다”라고 경쟁에 임하는 선수들의 정신 자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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