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크먼 잘했지만..." 머리 아픈 한화, 재계약이냐 포기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10.12 14: 42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32)이 없었다면 2022년 한화 외야는 끔찍했을 것이다. 공수주에서 준수한 활약으로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건강과 성실함을 보였지만 내년에도 터크먼이 한화에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재계약을 당연하게 생각하기에 조금 아쉬운 성적. 그렇다고 재계약을 포기하자니 아까운 구석도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터크먼과 동행 여부에 대해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시즌이 끝났지만 계속해서 평가가 필요하다. 시즌 초중반 리드오프 역할을 잘했고, 외야 수비에서 팀에 준 도움이 아주 컸다. 하지만 좋은 부분만 봐선 안 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들도 분명히 있다"며 재계약 여부를 놓고 구단과 함께 신중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에 한화와 계약한 터크먼은 올 시즌 144경기에서 575타수 166안타 타율 2할8푼9리 12홈런 43타점 88득점 64볼넷 104삼진 19도루 출루율 .366 장타율 .430 OPS .796을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 중 타율 5위, 홈런 7위, OPS 5위로 타격 생산력은 평균 수준이었다. 타격이 크게 뛰어나진 않았지만 큰 기복 없이 나름 꾸준함을 보여줬다. 

한화 터크먼. 2022.05.10 / dreamer@osen.co.kr

무엇보다 터크먼은 수비 부담이 큰 중견수 자리에서 좌우 범위까지 커버하며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좌익수, 우익수로 뛴 경기 포함 올해 수비에서 리그 6번째 많은 1163.2이닝을 소화하며 보살도 9개로 SSG 최지훈(11개)에 이어 외야수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외야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어 불안했던 한화이지만 터크먼이 있는 올 시즌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타격 생산력에서 한계가 뚜렷했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중장거리 타자였지만 KBO리그에선 20개 언저리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 홈런이 12개로 아쉬웠다. 노시환의 홈런까지 급감한 한화는 팀 홈런 10위(88개)로 꼴찌였다. 터크먼의 득점권 타율도 2할1푼6리로 규정타석 타자 53명 중 52위로 바닥. 기대했던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44경기에서 43타점에 그치며 롯데에서 7월에 중도 퇴출된 DJ 피터스(48타점), 6월 대체 선수로 KT에 합류한 앤서니 알포드(48타점)보다 적었다. 
한화 터크먼. 2022.06.21 /jpnews@osen.co.kr
한화가 전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팀이었다면 쓰임새가 많은 터크먼 재계약을 크게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 구성과 전력이 많이 약한 한화에선 외국인 선수 비중이 워낙 크다. 게임 체인저급 타자가 필요한 팀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 올 겨울 한화의 외부 FA 시장 접근 전략과 시즌 후 외국인 타자 시장 상황에 따라 터크먼의 재계약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래도 팀이 꼴찌로 추락한 상황에서도 쉬지 않고 144경기 모두 소화한 성실함과 건강,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더 좋은 성적을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다. 수베로 감독도 "터크먼이 KBO리그를 이제 잘 알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시즌 막판에는 그런 점을 활용해 터크먼 본인이 생각한 대로 타격하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실제 9월 이후 시즌 마지막 30경기에서 터크먼은 타율 3할3푼3리(108타수 36안타) 4홈런 10타점으로 OPS 3위(.998)에 오르며 리그에서 손꼽힐 만한 타격 생산력을 보여줬다. 최대 약점인 득점권 타율도 시즌별로 편차가 있고, 누적이 쌓일수록 결국 평균에 수렴하는 기록이라 내년에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1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무사에서 한화 터크먼이 우전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2.05.13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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