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537' 감독대행의 거취, 125억 FA 포수의 마음도 움직이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0.11 03: 47

“감독님 거취가 어떻게 되십니까?”
NC가 5강을 맹추격하던 9월말 창원 NC파크 덕아웃, 취재진과 있던 강인권 감독대행을 향해 양의지가 다가왔다. 서로 간의 농담이 이어지던 순간, 양의지는 날카로운 질문을 강인권 대행에게 던졌다. “감독님 거취가 어떻게 되십니까?”라고. 덕아웃은 웃음으로 가득찼다. 하지만 뼈가 있는 농담이자 질문이었다. 강인권 대행도 올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양의지의 향후 행선지가 궁금했고, 양의지 역시도 강인권 대행의 행보에 궁금증을 표시한 것.
강인권 대행은 지난 5월, 이동욱 전 감독의 경질 이후 감독대행 자리를 맡으며 팀을 이끌었다. 한화, 두산, NC 등에서 배터리 코치, 수석코치 역할을 하면서 차기 감독 물망에 오르내렸고 이번 대행으로 3번째 감독대행 직함을 맡게 됐다. 그리고 111경기를 지휘하며 KBO리그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감독대행을 맡은 인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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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권 대행이 팀을 지도하기 시작한 5월 11일 이후 NC는 111경기 58승 50패 3무 승률 .537의 성적을 거두며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강 경쟁의 대열을 펼치게끔 만들었다.
정상적인 전력이라면 5강 이상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악재가 겹쳤다. 시즌 초반 양의지, 노진혁의 코로나19 확진 여파가 예상 외로 길어졌다. 또한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의 후폭풍도 컸다. 또한 웨스 파슨스는 부상에서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채 거의 3달 가까이 팀 전력에서 제외되는 등 외국인 투수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강인권 대행은 이러한 변수들을 극복하고 팀 분위기를 수습해 감독 대행을 달았을 때 최하위였던 순위를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친 6위까지 끌어올렸다. 5위 경쟁에서 가장 뒤쳐지던 팀이 가장 끝까지 5강 경쟁을 펼쳤다.
온화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의 신망이 두텁다. 또한 과감한 기용과 결단으로 팀의 전력 상승과 미래를 모두 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여러 구단에서 수차례 감독 후보군에 오른 이유를 111경기라는 적지 않은 표본 동안 5할 이상의 승률로 지도력과 리더십을 증명했다.
올 시즌인 강인권 대행에게 맡기고 차기 감독 선임을 논의하기로 했던 NC 구단도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며 차기 감독 선임 과정을 조심스럽게 준비했다. 강인권 대행이 이끈 성과는 인정하지만 더 나은 감독 후보군이 있을지도 찾아보려는 모양새. 그래도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카드는 강인권 대행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선수단 역시도 강인권 대행이 정식 감독이 되기를 바라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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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NC와 6년 100억 FA 계약을 맺고 NC 유니폼을 입으면서 강인권 대행과 재회한 박건우는 “진짜 인자하고 좋으시다. 선수들이 알아서 한 발짝 더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주시는 분이다”며 “좋아하는 감독님과 오래 같이 하고 싶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선수들이 아무리 좋아하는 감독님이라도 못하면 책임은 감독님이 지시는 것이다. 그게 늘 죄송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감독님이라면 결국 성적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지금 선수들이 그런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건 진심이다”고 말하며 강인권 대행에 힘을 실었다. 이미 선수단의 마음은 강인권 대행에게 향해있다.
NC 입장에서도 차기 감독 선임 과정을 최우선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후 FA 시장에 집중할 수 있다. 양의지를 비롯해 박민우, 노진혁, 권희동, 이명기, 원종현, 이재학 등 내부 FA 자원이 즐비한 상황. 그럼에도 투타, 공수에서 그 효과를 체감한 양의지의 잔류가 최우선 과제다.
하지만 두산과 NC에서 강인권 대행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며 사제의 연을 맺었고, 시즌 중에도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다. 강인권 대행의 거취가 결정되면 양의지의 거취에도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양의지의 현재 가치는 ‘부르는 게 값’이다. 여러 팀들이 영입 전쟁에 참여할 것이 뻔하다. NC의 의지대로 될 수 없고, 양의지가 강인권 대행의 거취와 무관하게 이적 할 수도 있다. 함께했던 인연의 무게가 돈을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NC의 오프시즌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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